박승균의 마인드세이프(mind safe) <2>

“우리는 사회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안전 멘토가 되어야 한다.”

요즘 인터넷에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8)의 훈훈한 기부행위가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고 있다. 가수 싸이는 지난 해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5억 원을 기부했고, 지난해 11월 1일 심리, 언어치료가 필요한 어린들을 위한 '싸이 치료실‘만들어졌고 많은 어린이들이 이용했다고 한다.

반면 안타까운 일도 있었다. 친딸이 계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것을 방치한 아버지가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 받는 일도 있었다. 아내가 전처의 딸을 학대하는 것을 보면서 이를 그대로 둔 채 기본적인 보호·양육 등을 소홀히 하는 방임행위를 한 것이다.

어떤 이는 사회발전에 공헌하는데 기부하는 따스한 맘이 있는 반면, 어떤 이는 자신의 자녀에 대한 기본적인 보호나 양육의무도 지키지 않는 파렴치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영국의 소아과 의사이자 정신 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컷(D.Winnicott)은 '충분히 좋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란 사람은 타인에게 사랑을 베풀어 줄 수 있다고 한다. 생후 1년간 유아는 수유를 통하여 엄마로부터 먹는 것에 대한 채움을 받게 된다. 먹는 것에 충분히 채움을 받은 아이는 더 이상 먹는 것에 대한 집착을 하지 않는다. 반면 충분히 먹지 못한 아이는 성장하면서 먹는 것에 집착을 하게 되거나 결핍된 인관관계를 가져오기도 한다.

아이가 커가면서 엄마로부터 충분한 사랑을 경험할 때 타인에게 그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고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는다. 반면 충분한 엄마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면 결혼 후 자녀에게도 그 사랑을 전해 줄 수 없다. 또한 타인으로부터 사랑을 받으려고 집착하거나 사랑을 빼앗기 위한 질투를 하는 등 삐뚤어진 인간관계를 맺게 된다.

이러한 충분히 좋은 엄마는 ‘충분히 좋은 부모’로 그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충분히 좋은 부모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다. 충분하지만 지나치지 않는 것, 즉 아이에게 무관심하지도 않고 아이를 지나치게 통제하지도 않지만 지속적인 관심으로 돌보아주는 부모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부모로서 자녀에게 충분한 사랑을 채워주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또한 어릴 적 내가 부모로부터 충분히 좋은 양육을 받지 못했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성인이 되어서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충분히 좋은 대상”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말하는 멘토(mentor)라는 말을 흔히 사용한다. '멘토'라는 단어는 〈오디세이아 Odyssey〉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의 충실한 조언자의 이름에서 유래한다. 바로 멘토가 충분히 좋은 엄마로 역할을 하면 된다. 주위를 자세히 돌아보면 엄마처럼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배우자, 친구, 선배 또는 이웃일 수도 있다. 주위를 다시 한번 꼼꼼히 돌아보면 분명 자신의 멘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자녀는 부모의 모든 것을 보고 배운다. 충분히 좋은 부모로서의 자녀를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할 때 자녀는 충분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할 것이다. 그런 충분한 사랑을 받은 성인은 타인을 배려하고 자녀를 사랑하고 사회의 약자들을 돌보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안전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사회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돌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더 나아가 우리는 안전 멘토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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