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경찰관, 24일 퇴원···"영웅적 행동 아냐···할 일 했을 뿐"

이탈리아 경찰이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를 사살한 밀라노 경찰에 대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보복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며 자위 조치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내무부 산하 대테러청의 마우리치오 발로네 청장은 27일 "튀니지 출신 용의자 아니스 암리의 사망 이후 이탈리아 경찰에 대한 보복 공격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이탈리아에서 테러범이 사망한 것은 사상 처음이고, 경찰 제복은 (보복 공격의)목표물이 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발로네 청장은 몇 달 전 프랑스에서 경찰관 2명이 테러리스트에 의해 희생된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경각심을 갖고 가능한 모든 자위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월 프랑스 파리 서부 이블린에서는 경찰관 부부가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살해당한 바 있다.

발로네 청장은 또 베를린 테러 용의자 암리를 사살한 밀라노 경찰관들이 "완벽했다"고 평가하며 "그들은 테러 용의자와 맞닥뜨렸을 때 '교과서적 대응'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의 총격에 부상을 입은 이탈리아 경찰 크리스티안 모비오

밀라노 경찰 크리스티안 모비오(36)와 루카 스카타(29)는 지난 23일 새벽 밀라노 근교 세스토 산 지오반니에서 검문에 불응한 채 먼저 총격을 가해온 암리를 사살했다. 이 과정에서 선임 경찰 모비오는 오른쪽 어깨에 총알을 맞아 부상을 입었다.

모비오는 27일 발간된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회견에서 "암리를 검문한 것은 영웅적인 행동이 아니라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그날의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사건 직후 밀라노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뒤 지난 24일 퇴원해 가족들과 조용히 성탄을 보낸 그는 사건 직후 언론과 소셜 미디어에서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러운 듯 "이런 반응에는 익숙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 경찰은 베를린 테러를 저지른 뒤 프랑스를 거쳐 이탈리아에 들어온 암리의 이탈리아 내 행적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사살된 용의자 암리가 이탈리아에 조력자나 지원 세력을 두고 있었는지를 계속해서 캐고 있다.

경찰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암리가 사살되기 전날인 22일 밤 기차 편으로 프랑스 리옹을 거쳐 프랑스 샹베리에 도착한 뒤 밀라노행 열차 승차권을 구입했고, 토리노 인근의 기차역 바르도네키아에서 밀라노행 열차로 갈아탔다고 발표했다.

23일 새벽 1시께 밀라노 중앙역에 내린 암리는 시내 버스를 타고 세스토 산 지오반니 역으로 이동했고, 이곳에서 경찰과의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경찰은 또 암리가 밀라노에서 열차에서 내린 뒤 홀로 밖으로 나오는 장면을 담은 CCTV도 공개했다.

한편, 빼앗긴 범행 트럭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된 폴란드 운전자 루카즈 우르반은 사건 당일 테러 발생 시각 보다 몇 시간 이른 오후 4시30분에서 5시 30분 사이 머리에 총을 맞고 사망한 것으로 부검 결과 드러났다고 독일 대중지 빌트가 보도했다.

현재 한 청원 웹사이트에는 이 운전자에게 연방공로십자훈장을 줘야 한다는 청원 지지자 서명이 모두 3만 6천 명을 넘어섰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밀라노 중앙역에서 포착된 베를린 트럭테러 용의자 암리이탈리아 경찰이 베를린 트럭 테러 용의자 아니스 암리(24)가 사살되기몇 시간 전인 지난 23일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중앙역을 홀로 걸어나오는 장면을 담은 CCTV 화면을 27일 공개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