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랑신부의 틀린 위치(왼쪽)와 옳은 위치.
▲ 신랑신부의 틀린 위치(왼쪽)와 옳은 위치.

옛 부터 우리나라는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으로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했지만 외국문화가 많이 들어오고 개인주의 팽배하면서 예의와는 점점 멀어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 

예절에도 위아래가 있다. 방위와 상하석. 예절에서는 상하석(上下席) 방향을 전후좌우(前後左右)라고 하지 않고 동서남북(東西南北)이라 한다. 이것은 자연의 동서남북 관계없이 예절을 갖추어야 하는 장소에서 북쪽을 상석(上席)으로해 남쪽을 바라보게 하고, 상석의 좌(左)가 동쪽, 우(右)가 서쪽이 돼 언제든지 웃어른은 남(南)을 향해 앉아야 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관직 가운데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서열이 높은것도 이와 같다.

결혼식, 혼인례(婚姻禮)에서 이런 법도가 무너지고 있다. 주례를 집례하면서 보면 신랑과 신부의 위치가 바뀐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집안마다 예법이 다른 '가가례(家家禮)'를 연상하듯 예식장 마다 다른 방식의 혼인식에 관해 주례(主禮)가 굳이 나설수 없어 안타까울 뿐이다.

죽으면 장사(葬事)를 지내는 장례식장의 경우와 같은 사자(死者)의 위치, 즉 신랑이 서쪽에서 서서 혼인식을 올리는 경우가 종종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혼례식의 방위는 신랑은 동쪽, 신부는 서쪽이다. 사례편람(四禮便覽)을 보면 서동부서(壻東婦西)라고 하고 있다. 즉, 객석에서 주례를 바라보고 오른쪽이 신랑이고 왼쪽에 신부가 서야 옳다. 남자의 방위는 동쪽(왼편), 남좌(男左)다. 여자의 방위는 서쪽(오른편), 여우(女右)다.

이말은 결국 남동여서(男東女西), 남좌여우(男左女右)로 요약할 수 있다. 남동여서(男東女西) 방위는 서양에서도 일치한다.

▲ 이선욱 세이프타임즈 인재개발교육원장
▲ 이선욱 세이프타임즈 인재개발교육원장

혼례시 신부(新婦)가 즉, 새 며느리가 시부모(媤父母)와 시댁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뵙는 의식인 현구고례(見舅姑禮) 때도 시아버지는 동쪽이다. 시어머니는 서쪽에 탁자를 앞에 놓고 앉으면 신부집에서 장만해 온 음식 등을 상위에 차려놓고 술을 따라 절을 하기 때문에 '폐백(幣帛)올린다'고 한다. 이 때 어른들은 절을 받으면서 대추나 밤을 치마에 던져 자식을 많이 낳기를 축원한다.

어른의 생신에 아랫사람들이 상을 차리고, 술을 올리며 오래 사시기를 비는 의식을 하는 수연례(壽筵禮)도 남자 어른이 동쪽이고, 여자 어른이 서쪽이다. 고례(古禮)에는 수연례란 말이 없고 헌수가장례(獻壽家長禮)라고 했다.

수연례는 60세인 육순(六旬) 생신 부터로 아랫 사람이 있으면 누구든지 수연례를 행할 수 있다. 수연례는 보통 △회갑(61) △진갑(62) △미수(66ㆍ美壽) △칠순(70) △희수(77) △팔순(80) △미수(88ㆍ米壽) △구순(90) △백수(99ㆍ白壽) 때 행해 졌다.

하지만 지방(紙榜)과 신주(神主)는 남동여서(男東女西)가 아닌 남자는 서쪽, 여자는 동쪽에 모신다. 묘지는 남편을 서쪽, 부인을 동쪽에 모신다. 사례편람(四禮便覽)에 따르면 산 사람은 생자(生者) 이동위상 죽은 사람은 사자(死者) 이서위상(生者 以東爲上, 死者 以西爲上)라고 하고 있다.

또한 주인은 동쪽, 손님은 서쪽으로 한다(主東客西). 국제의전에서도 방문국 대통령은 동쪽, 방문하는 대통령은 서쪽에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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