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로 형식적인 건강상담 후 실제로는 무자격자가 임의 제조한 불법 한약 판매

제조장소인 건강원에서 압수한 불법 다이어트 한약 박스 구성품(한약, 변비환, 선식). 서울시 제공

다이어트 열풍에 편승, 무자격으로 불법 다이어트 한약을 제조해 12년간 무려 3만 여명에게 속여 팔아 65억 원 상당의 이득을 취해온 일당이 서울시 특별사법경찰에 적발됐다.

특별사법경찰은 주범인 고모씨를 구속하고 한약사 등 5명은 불구속 입건 조치했다고 8일 밝혔다.

피의자 고모씨는 한약사를 고용, 위장 한약국을 운영하면서 전화 상담을 통해 마치 각각의 체질에 따른 맞춤형 한약을 조제해주는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제조한 불법 다이어트 한약을 일괄적으로 택배 배송해 판매했다.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지만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한약국이나 한의원을 직접 방문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고모씨는 의학적 전문지식도 없고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의약품 제조허가를 받지도 않은 무자격자임에도 인터넷에서 떠도는 자료 등을 조합해 자신만의 비법이라고 본인이 운영하는 건강원에서 다이어트 한약을 제조했다.

다이어트 효과가 있으나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환자에게 치명적인 위험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마황'이라는 한약재를 주원료로 사용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실제로 한약을 복용한 소비자들이 급성간염, 알레르기, 두통, 생리이상 등 부작용을 호소해 환불ㆍ보상을 요구했다.

제조한 불법 한약을 판매하기 위해 한약사 명의로 개설한 한약국에서는 한약사와 텔레마케터가 전화 상담을 통해 질병유무, 생활습관, 건강상태 등을 체크하며 체질별 맞춤 한약을 조제해줄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했다.

실제로는 부작용이나 주의를 요하는 약재를 가감하는 등 별다른 조치 없이 만들어 놓은 불법 한약을 그대로 판매했다.

김용남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날로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형태로 시민건강을 위협하는 불법의약품, 불량식품 제조행위에 대한 수사를 더욱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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