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3천26곳 전수조사…83.5%는 DMB 수신 불량
전국의 도로터널과 철도·지하철터널 10곳 중 8곳 이상이 라디오나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을 통해 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는 '먹통지역'으로 조사됐다.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는 지난 5월부터 전국의 도로터널, 철도터널, 지하철터널 3천26곳을 대상으로 '재난방송 수신환경 실태 전수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개정된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서 터널 내 재난정보와 민방위경보 방송을 원활하게 수신할 수 있도록 방송중계설비 설치가 의무화된데 따른 것이다.
조사 결과, 재난방송 주관 방송사인 KBS의 방송신호 수신상태가 불량한 곳이 DMB는 83.5%인 2천528곳, FM라디오는 87.5%인 2천650곳에 달했다.
세부적으로는 철도터널 621곳의 경우 수신 불량률이 DMB는 98.9%, FM라디오는 98.1%로, 대부분 터널에서 재난방송을 들을 수 없었다.
또 도로터널 1천669곳의 수신 불량률은 DMB가 90.7%, FM라디오가 95%였다.
지하철터널은 전체 736곳 가운데 수신 불량률이 DMB 54.3%, FM라디오 61.7%로 조사됐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해 법 개정 이후 지방자치단체나 도로공사 등 시설관리기관이 올해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설비 설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난 발생 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각 기관으로 하여금 재난방송 중계설비를 조기에 설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