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

▲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 1889. 캔버스에 유채. 73.7×92.1㎝. ⓒ 뉴욕 현대미술관
▲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 1889. 캔버스에 유채. 73.7×92.1㎝. ⓒ 뉴욕 현대미술관

"별을 보는 것은 언제나 나를 꿈꾸게 한다"고 했던 순수한 영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1853~1890).

당시 무명 화가였던 고흐가 바라본 그날 밤의 별이 그의 심장을 뛰게 한 것일까. 그가 그린 <별이 빛나는 밤>은 고갱과의 다툼으로 벌어진 그 유명한 '귀 자른 사건' 이후 생레미 요양원에 있을 때 그려졌다. 누구의 강제도 아닌 자신 스스로의 결정으로 머물게 된 정신병원, 병실 밖으로 내다보이는 밤풍경을 그리며 그가 화폭에 담고자 했던 것은 무엇일까.

강렬한 붓터치로 만들어진 화려한 별빛의 꿈틀거림은 마치 화가의 위대한 예술혼을 시각화한 것처럼 에너지를 느끼게 한다. 고흐는 인정받지 못한 화가인 자신의 내면의 번민과 함께 솟아오르는 화가로서의 희망적 의지를 밤하늘의 별빛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흐는 물감을 두텁게 발라 거친 붓자국을 내는 '임파스토 기법'으로 내면의 주관적인 감정 표현을 시도했는데, 이것은 객관적인 대상에서 받은 느낌을 표현하던 인상주의와 갈라진 후기 인상주의 미술의 특징이자 현대미술사의 표현주의 흐름에 강한 영향을 미친 요소이다.

고흐는 네덜란드 출생으로 프랑스에서 활약한 후기 인상주의 화가다. 그는 화가가 되기 전 화상, 교사, 목사로 활동하다가 1880년 자신의 운명인 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수 많은 작품을 그렸지만 생전에 팔린 그림은 단 한 점뿐인 가난한 화가의 소원은 뻔한 것.

맨 앞의 사이프러스 나무는 세상으로부터 인정 받고 싶은 화가의 염원이 하늘에 닿기를 호소하듯 타오르는 불꽃 같이 수직으로 뻗어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고요한 마을풍경은 고흐가 고향 네델란드에 대한 그리움을 이 평온한 마을에 감정이입 한 듯하다.

파리에서 가장 값싼 술을 마시며 주머니에 몇 프랑의 돈이 남았는지 셈을 하면서 술을 마셔야 했던 가난한 화가, 고흐. 그가 오늘날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세계적인 화가가 됐는지 알게 된다면, 또 현대 미술경매시장에서 자기의 그림이 얼마나 비싸게 팔리고 있는지 알게 된다면, 그는 아마 관뚜껑을 열고 벌떡 일어나고 싶지 않을까. 

■ 조경희 미술팀 전문위원 = 충북대학교 사범대학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한 뒤 동 대학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충북 단양군에서 교편을 잡은 뒤 미술교사로 재직하면서 충북대학교 미술학과에 출강하며 후배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서울 성수고등학교에 근무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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