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미 설문 결과…가장 쉽게 접근 가능하지만 활용도는 3국 중 최저

중국 인터넷 전시회 모습(자료)

한국인이 미국·중국인보다 모바일 인터넷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으나 스마트폰으로 생활 속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훨씬 더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9일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고려대 세종캠퍼스 경영학부의 박철 교수팀은 한국인 430명·미국인 416명·중국인 444명 등 3개국 성인들의 스마트폰 사용 실태를 분석한 논문을 진흥원의 올해 '정보화 정책' 저널에 발표했다.

박 교수팀은 일단 3개국의 '모바일 정보 접근 역량'을 조사했다. 접근 역량은 각국 사람들이 모바일 인터넷을 언제 어디서나 어려움 없이 접속할 수 있는지를 묻는 항목으로 만점이 7점이고 최하점이 1점이다.

한국인의 평균 접근 역량은 5.40점으로 각각 5.20점이 나온 중국인·미국인보다 높게 나왔다.

그러나 모바일 인터넷으로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접하고 정보를 얼마나 잘 생산·공유하는지 등을 묻는 '정보 활용 역량'에서는 결과가 반대였다.

한국인의 평균 활용 역량은 7점 만점에 4.63점으로 미국인(5.29점), 중국인(5.08점)보다 훨씬 낮았다.

한국인이 모바일 인터넷을 수돗물처럼 흔하게 접하지만 이를 활용해 궁금증을 풀고 어려움을 해결하는 능력은 미국인이나 중국인보다 못하다는 얘기다.

모바일 인터넷을 써서 삶의 질이 더 나아졌는지를 묻는 항목(최고 만족 7점 기준)에서도 한국인의 평균치는 4.39점으로 다른 2개국보다 낮았다.

미국인과 중국인은 모바일 인터넷의 삶의 질 개선 효과에 관해 각각 4.92점과 4.86점을 줬다.

모바일 검색과 모바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사용 실적도 한국은 미국과 중국보다 뒤처졌다. 통상 검색·SNS를 많이 쓰면 그만큼 인터넷 이용을 통해 체감하는 삶의 질이 높아지게 된다.

모바일 검색 빈도에 관한 평균 점수는 7점 만점에 미국이 5.19점, 중국이 5.01점, 한국이 4.79점이었다. SNS 사용 빈도는 중국이 4.28점으로 가장 높았고 미국 4.08점, 한국 3.81점 순이었다.

박 교수팀은 논문에서 "한국인이 모바일 인터넷으로 게임을 하거나 쾌락적·오락적 콘텐츠를 소비하는 '킬링타임' 경향이 강하다고 알려졌는데, 이번 결과는 이런 통설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팀은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좋지만, 활용 역량이 낮고 삶의 질 향상이 잘 안 되는 만큼, 우리의 정보화 정책은 인프라 확보·접근성 강화보다 정보화 활용 격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학교 교육 과정을 통해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을 생산적으로 쓸 수 있도록 가르치고, 성인들에게도 모바일 SNS를 통한 인맥 구축법과 정보 검색·활용법 등을 널리 교육해야 한다는 얘기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