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쌓이고 바다에 '둥둥' 내달 말까지 작업 계속…항해 선박 안전 위협

태풍 '차바'가 휩쓸고 지나간 지 20여일이 지났지만 통영과 거제 등 경남 남해안 곳곳에는 여전히 해양쓰레기가 상당량 남아 있다.

해양쓰레기는 청정해역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다를 오가는 선박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거제시 해양쓰레기 치우기 작업. [거제시 제공=연합뉴스]

28일 이들 시에 따르면 지난 4일과 5일 태풍이 지나가면서 엄청난 양의 해양쓰레기를 남겼다.

통영과 거제시는 태풍이 지나간 후 곧바로 해양쓰레기 치우기에 나섰지만 워낙 많은 양이 해안 곳곳에 밀려들어 쌓였거나 해상을 떠다녀 초기에는 치우기에 엄두도 내지 못했다.

해당 지자체와 주민 등이 지난 20여일동안 적극 나선 덕에 상당 부분 치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양의 해양쓰레기가 남아 있다.

가두리양식장이 많은 통영의 경우 차바의 영항으로 모두 750t가량의 해양쓰레기가 유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해양쓰레기들은 해변에 밀려들어 악취와 함께 경관 훼손의 주범으로 자리잡았다.

통영시는 그동안 600여명을 동원해 폐어망 130t과 갈대 120t, 기타 쓰레기 50t 등 모두 300여t을 수거해 매립하거나 소각했다.

통영시내 한 해안가 쓰레기

하지만 절반 이상의 해양쓰레기는 여전히 해안 곳곳에 남아 있다.

통영시 관계자는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데 인력 동원 등에서 한계가 있어 다 치우려면 다음달말까지는 작업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제시의 경우 유입된 해양쓰레기가 550t정도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1천여명이 동원돼 해양쓰레기를 치웠다.

시는 쓰레기를 대부분 치운 상태지만 아직도 50t 정도는 해안가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다행히 통영과 거제시도 정부로부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돼 일부 예산을 지원받아 해양쓰레기 치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지역 해양쓰레기는 가두리양식장에서 떨어져 나간 스티로폼에서부터 어선들이 사용하고 버린 그물 등 폐어구, 그리고 냉장고 등 생활가전 쓰레기 등 다양하다.

거제시 해안가 해양쓰레기 [거제시 제공=연합뉴스]

특히 낙동강 갈대밭에서 떠밀려온 갈대들이 해양쓰레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해양쓰레기 가운데 일부는 바다를 떠다니면서 선박 안전운항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폐어구 등이 선박 스크류에 감기면서 엔진이 망가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9일 오후 2시 55분께 통영시 소지도 인근 해상에서 표류하던 3.28t급 연안자망 어선 A호가 해경에 긴급구조됐다.

이 선박은 폐어구가 스크류에 걸려 항해 항해 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앞서 지난 6일 오전 8시 13분께 경남 통영시 비진도 인근 해상에서 연안통발어선 4.99t급 B호가 표류하다 구조됐다.

이 선박도 스크루에 그물이 걸려 항해가 불가능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태풍 탓에 해상에 그물을 비롯한 쓰레기가 많이 떠다니고 있는 만큼 항해 선박들은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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