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젊은층 지지 우위, 보수 기독교 여성들 '트럼프 반대' 분위기 확산

미국 대선(11월 8일)이 2주도 남지 않은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전국 지지율에서 두자릿 수 차이까지 우위를 점하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클린턴은 약점으로 지적된 젊은 층 유권자의 지지 면에서도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에 여유 있게 앞섰다. 트럼프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세력으로 꼽히는 보수 기독교 여성들의 표심마저 잃어가면서 깊은 수렁에 빠졌다.

미 대선, 힐러리 클린턴(오른쪽) vs 도널드 트럼프(CG)[연합뉴스TV 제공]

AP통신과 조사기관 GfK가 26일(현지시간) 내놓은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서 클린턴은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로부터 51%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37%)를 14%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올해 대선에서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한 비율은 74%로 지난달 조사(63%) 때보다 11%포인트 늘었다.

이번 조사는 20∼24일 미국 성인 1천546명(투표 의향이 있는 1천212명 포함)을 상대로 이뤄졌다.

미 서퍽대와 USA투데이가 같은 기간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천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클린턴(47%)이 트럼프(38%)를 9%포인트 차이로 눌렀다.

자유당 게리 존슨과 녹색당 질 스타인의 지지율은 각각 4%, 2%였다.

클린턴(49%)과 트럼프(39%)의 양자대결에선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 더 벌어졌다.

보수성향의 폭스뉴스 조사(22∼25일, 1천309명)에선 앞선 두 조사보다 지지율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았다.

폭스뉴스의 지지율 조사(4자 대결) 결과 클린턴은 44%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41%)에 3%포인트 앞섰다. 양자대결에선 클린턴(49%)과 트럼프(44%)의 격차(5%포인트)가 조금 더 벌어졌지만 직전 조사(7%포인트) 때보다는 줄어들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주자 힐러리 클린턴[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달 초 음담패설 녹음파일 폭로 이후 성추행 피해 여성들의 주장이 잇따른 점이 트럼프 지지율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대선후보 간 1∼3차 토론에서도 트럼프가 패배했다는 여론이 우세해 클린턴의 대세론은 점점 굳어가는 모양새다.

공화당원마저 트럼프보다 클린턴의 대선 가능성을 더욱 크게 보고 있다.

로이터와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의 조사(20∼24일)에서 공화당원 648명 가운데 클린턴의 승리를 점친 비율은 41%로 트럼프(40%)보다 높았다. 지난달 조사(트럼프 58%, 클린턴 23%)와는 상반된 결과다.

성추문 이후 공화당의 전통적인 지지 기반인 보수적인 기독교 여성들도 트럼프에게서 등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공공종교연구소(PRRI)의 최근 조사에서 복음주의 기독교 여성의 트럼프 지지율은 58%였다. 4년 전 대선에서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가 얻은 지지율(77%)과 비교하면 20%포인트가량 낮다.

막말 등 트럼프의 '헛발질'에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가 대선후보로 더 경쟁력이 있었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AP·Gfk의 '가상 대결' 조사에서 펜스는 클린턴에 4포인트 차이로 뒤져 트럼프(14%포인트)보다는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 팀 케인이 대선주자로 나섰다면 트럼프에 16%포인트 차이로 앞서 클린턴보다 후한 점수를 받았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AP=연합뉴스 자료사진]

지지 기반을 잠식당하는 트럼프와는 달리 클린턴은 약점으로 꼽힌 젊은 유권자들로부터 절반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가 7∼17일 18∼29세 유권자 2천150명을 조사한 결과 클린턴은 49%의 지지율로 트럼프(21%)를 여유 있게 눌렀다.

다만 젊은 유권자들의 절반 이상인 51%는 미국의 미래가 걱정된다고 답했다.

서퍽대와 USA투데이의 조사에서도 분열이 과거보다 더 심해졌다고 응답한 비율(58%)이 절반을 넘었다.

한편 클린턴 지원유세를 활발하게 펼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은 AP·Gfk 조사에서 54%로 나타났다. 다만 오바마 대통령이 규정상 불가능하지만 3번째 대선에 나온다면 다른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52%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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