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인근 집단 서식지 '포착'

ⓒ 이재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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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새는 부리가 날카롭고 뾰족히다. 부리 끝이 구부러졌지만 밥주걱 같은 새가 있다. 천연기념물(제205-1호) 저어새다. 물고기를 사냥할 때 부리를 물 속에 넣고 좌우로 휘저으며 다닌다고해서 '저어새'로 부르기도 한다.

매년 이맘 때면 인천 강화도와 영종도 바위섬에서 저어새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올해 태어난 새끼까지 합류, 갯벌과 습지를 놀이터로 삼은 모습이 장관이다.

이처럼 저어새는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지구상에 2700여 마리만이 존재하는 멸종위기종이다. 

저어새 200여 마리가 인천공항 인근에 매립중인 폐 염전 습지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10일 세이프타임즈(www.safetimes.co.kr) <생태줌인>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낮 썰물 때면 물 자락을 따라다니거나, 드러난 갯골에서 능숙한 솜씨로 새우와 망둥어를 사냥한다. 썰물이 밀물로 변해 어장인 갯벌을 덮으면 폐 염전인 습지로 날아든다. 저어새는 물갈퀴가 없어 수영을 못한다.

습지로 귀가하면 지친 몸을 낮잠으로 달래거나, 마주서서 상대방 깃털을 고루어 주며 다정하게 집단활동을 한다. 저어새에게 좋은 휴식처인 이 곳도 얼마 안 돼 매립돼 사라질 것으로 보여 아쉽기만 하다.

ⓒ 이재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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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는 습지로 날아와 착지하는 순간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있다. 부리를 수면에 대고 물 한 모금을 고개를 쳐들고 마신다. 그리고 나면 갯벌에서 묻은 흙을 씻기 위해 몸을 물 속에 담근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목욕을 한다. 갯벌에서 활동하는 동안의 갈증과 습지로 오기 위한 날갯짓으로 건조한 목을 축인다.

마치 사람들이 혼신을 다해 달린 뒤 목적지에서 물을 마시는 모습과 흡사하다. 외출후 목욕하고, 머리와 옷깃에 신경을 쓰듯 저어새 역시 수시로 깃털을 고르며 몸 단장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

저어새는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홍콩을 비롯해 캄보디아에서도 서식한다. 각국에 저어새가 서식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처럼 많은 번식을 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조류학계가 번식지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다.

저어새는 봄이면 서해 NLL 주변 비도, 석도 등 서해 5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와 한강이 서해와 합류하는 지점인 우도 등으로 돌아와 번식한다. 이곳에서 태어난 저어새 일부는 이듬해 이곳 고향으로 돌아와 여름을 나고 월동지인 동남아 지역으로 돌아간다.

ⓒ 이재흥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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