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의 다리'에서 '생명의 다리' 힐링공간 조성

서울시가 '자살대교' 오명을 쓴 마포대교의 난간을 높인다.

시는 지난해말 사업이 종료된 마포대교 '생명의 다리' 캠페인 취지를 이어가기 위해 시민 아이디어를 토대로 마포대교에 새로운 안전시설을 설치한다고 9일 밝혔다.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투신을 막기 위해 교량 난간 위에 마음을 위로하는 문구를 설치하고, 사람이 지나가면 자동인지 센서를 통해 조명이 들어온다. 2012년 마포대교에 설치된 센서는 2013년 한강대교에도 삼성생명의 협찬으로 실시됐다. 하지만 마포대교는 지난해 11월 사업이 종료되면서 문구는 그대로 있지만, 조명이 꺼진 상태다.

마포대교에 설치돼 있는 높이 1.5m 난간.

마포대교 1.5m 난간 위에 설치돼 있는 희망의 다리 문구는 그대로 유지된다. 새로운 안전시설은 기존 난간 위에 와이어와 롤러를 이용, 1m 높이의 난간을 추가로 올리는 형태로 마포대교 양쪽 2.16km 전 구간에 설치된다.

서울시는 '생명의 다리' 캠페인후, 마포대교가 비관을 희망으로 바꾸는 힐링공간으로 상징적 의미를 갖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자 자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안전을 강화하는 시설을 보완하게 됐다. 오는 12월 완공이 목표다.

난간은 안쪽으로 구부러진 형태로 조성, 매달리면 무게중심이 뒤로 쏠려 올라가거나 넘어가기 쉽지 않도록 한다. 난간 윗부분에는 주판알 형태의 롤러를 촘촘히 설치해 잡으려고 하면 롤러가 돌아가 쉽게 붙잡거나 매달리지 설계된다.

난간에는 20cm 간격으로 철제 와이어를 가로로 질러, 난간 사이로 통과할 수 없도록 하는 동시에 한강 조망과 경관을 최대한 고려하는 형태로 조성된다.

서울시가 자살방지를 위해 새롭게 내놓은 마포대교 난간 디자인. 서울시 제공.

이같은 형태는 지난해 8월 시민공모를 통해 접수된 다양한 아이디어 가운데 선정된 3건을 종합해 전문가 자문을 거쳐 완성했다. 교량을 대대적으로 바꾸기 보다는 난간 높이를 보강하는 등 현재 구조를 살려 일부 개량하자는 의견이 공통적이었다.

시는 우선 마포대교에 안전시설을 설치한 뒤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다른 교량에도 설치할지에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준기 서울시 안전총괄본부장은 "교량에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자살률이 감소하는 사례들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며 "마포대교 안전시설물 설치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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