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더위가 절정일 때 충남 아산 온천을 다녀왔다. 온천단지는 차분하다 못해 썰렁할 정도로 조용했다. '평일이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이었기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계절도 손님이 줄어 별반 차이가 없다"는 편의점주의 한탄도 있었다.

온천에 고객이 감소한 이유는 단순한 '목욕상품'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는 것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아산 온천은 역시 숙박업소만 있는 과거 영업행태도 그대로 였다. 업계가 시대 흐름, 트랜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썰렁함'을 거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정부나 지자체, 관련단체도 온천 활성화를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 선진국 탐방 등 다각적인 노력을 했지만 고객은 미동조차 하지 않고 있다. 온천 활성화를 위해 시설개선도 중요하지만 시대의 흐름은 컨텐츠다.

아산 온천에 색다른 컨텐츠로 승부하는 곳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50여개의 객실을 보유한 '스파단식원'. 김영민 대표(50)는 경영난에 허덕이는 일반 숙박업소를 인수, 리모델링해 2014년 8월 스파단식원을 오픈했다. 김 대표는 다이어트 캠프에서 헬스트레이너로 활동한 전문가다. 

그는 "운동위주의 다이어트 캠프는 부상 등 안전사고가 많았다"며 "부상없이 다이어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 중 칼로리를 제한하는 단식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온천욕이 다이어트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접목하면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아산 온천단지에 스파단식원을 개설했다"고 말했다.

해독과 고도비만탈출, 힐링요양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바로 단식. 생수단식과 간헐단식, 효소단식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60여명이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 이상 투숙하는 '머무는 온천'으로 변화시켰다.

김 대표는 "고객들이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해 단식하면서 부작용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온천욕을 통한 다이어트 효과가 알려지면서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를 끌면서 대기 고객까지 발생하자 추가 객실 확보를 고민하게 됐다.

객실에 온천수만 공급하던 과거의 영업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온천지도사까지 영입해 효과를 극대화했다. '온천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신개념 온천시설로 거듭난 셈이다.

거창한 시설은 아니지만 '온천과 단식'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온천업계의 변화가 꿈틀거리고 있다.

충남 아산 스파 단식원(왼쪽)의 헬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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