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에 대봉수목원 조성 "내공 강한 무궁화, 우리 국민 판박이…일편단심 돌봐야 결실"

'무궁화 박사' 송석응 씨[연합뉴스 자료사진]

"무궁화는 나무가 아니라 화초라는 생각으로 온 마음을 다해 정성껏 돌봐줘야 좋은 꽃이 핍니다. 일편단심이라는 무궁화 꽃말처럼 말이죠."

'무궁화 박사' 송석응 대표[송 대표 제공]

충북 음성군 원남면 대봉수목원은 말 그대로 무궁화 천지다.

수목원을 운영하는 송석응(64) 대표는 10년 전 지인에게서 8그루를 선물 받은 것을 계기로 무궁화의 매력에 푹 빠졌고, 그 뒤로 무궁화동산 조성에 온 힘을 쏟는다.

지금까지 1만6천500㎡에 120여 종 무궁화 10만여 그루를 심었다.

2013년 70여 종 1만여 그루에서 불과했으나 3년 만에 50여 종 9만여 그루를 더 늘린 것이다.

2020년까지는 무궁화동산 규모를 지금의 2배인 3만3천여㎡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송 대표가 지극정성으로 가꿔온 무궁화동산에는 형형색색의 무궁화 꽃을 보러 매일 수십 명이 찾아온다.

일반인뿐 아니라 사진작가, 화가 등 무궁화의 매력을 카메라와 화폭에 담으려는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무궁화는 국내에 200여 종, 세계적으로 300여 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 대표는 다양한 품종을 얻으려고 발품을 팔며 전국을 누빈다.

희귀한 품종은 여러 차례 헛걸음을 한 뒤에야 겨우 상대방을 설득해 얻어오는 일도 많다.

그는 동산을 찾는 방문객에게 정성 들여 키운 무궁화 화분을 하나씩 나눠준다. 지금까지 보급한 묘목만 2만여 그루에 달한다.

그는 겉으로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하고 끈기 있는 '내공'을 지닌 무궁화가 우리 국민성을 꼭 빼닮아 더욱 애착을 느낀다고 했다.

무궁화에 대한 송 대표의 사랑은 그동안 통념을 깨고 집안에서도 감상할 수 있는 분재와 한 나무에서 여러 종류의 꽃을 볼 수 있는 원예기술 개발로 이어졌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14년 국가상징 선양 유공자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올해는 광복 71주년을 기념해 음성군청 광장에서 지난 9일부터 국내외에서 수집한 각양각색의 무궁화 분재 80여 점을 모아 전시회를 열고 있다.

사람들은 그에게 '무궁화 전도사', '무궁화 박사'란 별명을 붙여줬다.

송 대표는 아욱과 식물인 무궁화가 식용이 가능한 점에 착안해 단순 재배뿐 아니라 가공, 체험 등 서비스업을 아우르는 6차 산업화도 추진 중이다.

무궁화는 꽃차, 나물로 먹을 수 있고 뿌리는 약재로도 쓰인다.

송 대표는 "제가 무궁화를 유달리 사랑한다고 애국자라고들 하지만 그냥 순수하게 좋아할 뿐"이라며 "전국에 무궁화 가로수 길을 만들고 집집마다 무궁화 화분을 하나 이상 갖도록 하는 게 소박한 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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