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의 온양온천행을 담은 온궁행렬도. 충남도 홈페이지

온양온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다. 백제시대 탕정군(湯井郡) 온정(溫井)에 이어 고려시대 온수(溫水)를 거처 조선시대 온양(溫陽)이라는 지명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 세종, 세조 등이 어실(御室)을 짓고 수시로 온천행궁을 했다. 1440년(세종 22년) 소헌왕후가 1개월, 세종이 습창과 안질을 고치기 위해 90일간 머물렀다는 기록이 있다. 

습창 등 피부병으로 고생한 세조는 17일간 머물면서 효과를 보자 '주필신정(駐蹕神井ㆍ임금이 잠깐 머무는 동안에 새로 솟은 샘)'이란 이름을 내려 '신천(神泉)'이라고 불렸다.

영ㆍ정조때는 온궁이라는 별궁을 만들어 이용하면서 온양온천은 '임금님 전용의료시설'처럼 활용됐고 자연스럽게 황실소유가 됐다.

이후 일제 때 조선총독부가 온양온천주식회사를 설립, 신정관이라는 이름으로 일반에게 개방했다. 광복 후 철도청이 철도호텔로 운영하다가 관광호텔로 명칭을 바꿔 현재의 온양관광호텔이 됐다.

온양관광호텔 정문 입구.

임금님 전용온천이기도 했던 온양온천은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신혼여행지로 꼽혔다. 신성한 치료수 이미지와 목욕과는 거리가 멀었던 당시의 사회환경, 신혼 첫날밤의 신성한 초야의식을 깨끗한 몸과 마음으로 치러야 한다는 잠재의식이 부합돼 인기를 끌기에 충분했다.

온천욕은 온천수 안에 포함된 유익한 무기질 성분이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흡수돼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고 질병치료와 예방효과가 있다. 특히 온양온천은 수온이 50℃ 이상의 고온천으로 약알칼리성 단순천(單純泉)이다. 단순천이란 모든 사람들이 특별한 금기증없이 이용할 수 있는 온천을 말한다. 

온양온천에는 탄산수소나트륨ㆍ황산마그네슘ㆍ탄산칼륨ㆍ규산ㆍ황산칼슘 등이 함유돼 있다. 피부병ㆍ신경통ㆍ위장병ㆍ빈혈ㆍ혈관경화증ㆍ부인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 온천지역 중 역사와 전통이 깊은 곳은 온양온천이 유일하다. 지금도 온양하면 온천이 떠오를 정도로 온천 그 자체다. 온양온천 때문에 1986년 시로 승격했던 온양시가 정치와 행정논리에 밀려 1995년 아산시로 통합돼면서 '온양동' 으로 축소된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 

온천은 주로 겨울에 이용하는 시설로 알려져 있어 여름철에는 이용객이 많지 않다. 온양온천도 고객의 욕구에 부응하기 위해 물놀이 시설까지 갖춰놓은 곳이 많다.

이열치열이다. 여름휴가를 떠나지 않았다면 온양온천에서 임금님들이 했던 온천요법을 체험하고 여름을 시원하게 이겨내 보면 어떨까.

키워드

#N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