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병곤 소방관의 순직을 추모하며

고 이병곤 소방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26년간 소방관으로 헌신해 온 고 이병곤 소방관을 추모합니다. ​당신은 1990년 소방에 입문해서 순직하는 순간까지 소방관의 사명을 몸소 실천했습니다. 바로 자신의 생명을 던져서라도 한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당신의 숭고한 뜻을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남은 우리 소방관들은 당신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한 생명을 구하고자 했던 열정은 이제 내려놓으시고 부디 하늘에서 편히 쉬십시오. ​나머지는 남은 소방관들이 책임지고 임무완수 하겠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소방관의 기도가 있습니다. 미국 소방관이 쓴 기도문이라고 합니다. 그 기도문은 다음과 같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 신이시여 / 아무리 격렬한 화염 속에서라도 / 하나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주소서

​재난 현장에서 모두 살기 위해서 대피하지만 소방관은 신의 부르심으로 죽을지라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달라고 기도 하면서 재난의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하는 바보같은 사람이 바로 소방관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뜻에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될 때, /바라옵건대 당신의 축복으로 / 저의 아내와 아이를 보호해 주소서

소방관의 기도의 마지막 부분의 기도입니다. 저는 소방관으로 마지막 부분에서 하염없는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마지막 죽음에서 남은 가족에 대한 마지막 유언으로 신께서 남은 나의 가족을 보호해 달라는 간절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소방관의 기도>는 모든 소방관들의 유언장과 같습니다. 소방관들은 항상 마음에 이 유언장을 품고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소방관들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앞날을 예측 할 수 없습니다. ​남은 가족에게 유언을 하지 못하더라도 소방관의 기도로 대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리고 이 순간 한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동료 소방관님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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