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팍스가 일부 투자자들의 출금을 제한했다. ⓒ고팍스
▲ 고팍스가 일부 투자자들의 출금을 제한했다. ⓒ 고팍스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고팍스는 자사 예치서비스 고파이의 출금이 지연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글로벌 초대형 가상화폐 거래소 FTX 파산 사태의 여파다.

고팍스는 16일 공지를 통해 "고파이 자유형 상품의 원금·이자 지급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파이 상품은 협력사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에 의해 제공되고 있는데, 최근 가상자산 시장의 혼란 가중·상환 요청 급증에 따라 고객 자산 보호를 위해 신규 대여와 상환을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고파이는 이용자가 보유 중인 특정 가상화폐 등을 맡기면 예치 기간 동안 이자수익을 동일한 가상화폐로 지급하는 서비스다. 고정 예치기간 유무에 따라 자유형과 고정형 상품으로 나뉜다.

고객들이 맡긴 가상화폐를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탈을 통해 운용하는 구조다. 그런데 제네시스 캐피탈이 신규 대출·환매를 중단하면서 고파이 고객 자산도 묶였다.

이 서비스를 운영하는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은 가상화폐 투자사인 제네시스 트레이딩의 대출 사업체다. 모회사는 미국의 디지털커런시그룹(DCG)다. DCG는 트위터를 통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은 상환·신규 대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FTX 거래 계정에 1억7500만달러의 고정 자금을 보유 중이었던 제네시스 트레이딩은 "FTX는 전례없는 시장 혼란을 일으켜 현재 유동성을 초과하는 비정상적인 출금 요청을 초래했다"고 설명했다.

FTX 파산 리스크를 우려한 고객들의 뱅크런 조짐을 보이자 서둘러 상환 중단 등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월 스트리트 저널은 18일 제네시스가 오는 21일까지 10억달러의 긴급 대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대충 상환 중단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요청된 일이다. 최근 제네시스는 DCG로부터 1억4000만 달러 규모의 자본을 지원받기도 했었다. 제네시스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징후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제네시스 협력사 제미니에서는 지난 24시간동안 전체 비트코인(Btc)보유량 중 13%가 인출됐다. 이같은 출금 현상은 제미니 뿐만이 아니라 전체 코인 시장에서 진행중이다. 100k이상의 BTC가 시장에서 인출되고 있다. 2020년 3월 이후로 최대 수준의 유출량이다.

코인 거래소의 뱅크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제네시스 트레이딩도 파산 신청을 할 경우 고파이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이 보호받을 방법이 사실상 전무하다. 제네시스의 모회사이자 고팍스의 2대 주주인 DCG 내부에서 관행적으로 행해지던 대출 돌려막기가 FTX발 코인 금융위기로 인해 터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결국 피해는 일반 투자자들이 받게 된다. 

고팍스는 공지에서 "(신규 대여·상환 잠정 중단) 발표가 있기 전 고객 자산의 보호를 위해 모든 자산에 대한 상환을 요청했지만, 상환은 아직 실시되지 않은 상태"라며 "이를 지급받기 위해 제네시스 글로벌 캐피털·모회사 DCG와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DCG는 고팍스의 2대 주주이자 현 디지털자산 생태계에 있어 가장 핵심이 되는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상환 지연이 있더라도 고팍스는 고객이 고파이 예치 자산을 상환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고팍스는 "위중한 시기에 고객들에 큰 심려를 끼쳐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본 공지는 고파이 상품에만 해당되며, 고파이에 예치된 자산과 고팍스 일반 고객 자산은 분리 보관돼 있어 일반 고객 자산에는 영향이 없다. 고팍스에 예치된 고객 자산은 100% 이상 보유 중으로 입출금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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