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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환경공단의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 해양환경공단

2007년 태안 기름 유출 사고 같은 대규모 오염 사고에 대비, 정부 예산 700억여원을 들여 건조한 초대형 방제선 '엔담호'가 속 빈 강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6일 해양환경공단에 따르면 지난 7월 20일 전남 여수 신항에서 5000톤급 다목적 대형방제선 엔담호 취항식을 개최했다.

엔담호의 주요 목적은 △방제작업 △항로준설작업 △항행장애물 수거 △화재선박 진화 △긴급예인 등이다.

유회수는 시간당 565㎘, 저장탱크는 5195㎥, 호퍼준설작업은 시간당 4000㎥까지 가능하다. 대양용 오일펜스 600m 등을 보유하고 있다.

엔담호는 방제와 추가로 120억원을 들여 준설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작업은 현행법상 허용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엔담호의 유출된 기름 확산을 막는 핵심 장비 '오일펜스'가 불량인데다, 이를 숨기고 취항식까지 열었다는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이에 해양환경공단은 "수리를 시도했지만 일부 구간의 기능이 미흡해 건조사 자체 비용으로 신품 교체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제품이 오기까지 시간이 걸려 여수지사가 보유한 오일펜스로 대체했고, 현재 대체 펜스는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엔담호를 운영하고 있는 해양환경공단은 해양재난이 없을 땐 바다 바닥을 긁어내 뱃길을 만들거나 땅을 메우는 준설 작업도 수주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에 120억원을 들여 준설 장비를 구매했지만, 정작 현행법상 이 장비를 사용할 자격조차 얻지 못한 상태다.

준설 사업을 하려면 국토교통부에 건설업 등록을 해야 하는데, 공기업인 해양환경공단은 등록 자체가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해양환경공단 관계자는 "직접 준설을 할 수 없는 건 맞지만, 해양환경관리법을 개정하면 민간 임대는 가능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월 하자가 발견된 후 취항식을 그대로 진행한 것은 엔담호는 오일펜스 탑재와 상관없이 방제 현장에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수리를 진행하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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