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의원 SNS에 '야당의 삼성 괴롭히기' 정면 반박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세이프타임즈

삼성생명이 보유중인 삼성전자 지분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 매각 의사가 없다는 것을 사실상 공표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상당 부분은 유배당 보험상품을 판매해 벌어들인 '고객 돈'으로 매입한 것임에도 이를 계속 보유, 가입자 배당은 뒤로 한 채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데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삼성생명은 내년에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IFRS9)에 따라 해당 지분을 자본으로 분류해도 되는지 한국회계기준원에 문의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8.5%)은 30조원 규모로 이 가운데 6조원가량은 유배당 보험계약자의 몫(계약자 지분 조정)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삼성생명은 이 부분을 부채로 인식해왔는데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이를 부채가 아닌 '팔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자본으로 분류해도 되는지를 회계기준원에 문의, 삼성전자 지분의 계속 보유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향후 배당을 할 매각차익 또한 발생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에서 삼성생명이 보험료를 통한 수익을 고객의 이익이 아닌 그룹 지배구조 유지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은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5.5%)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는 핵심 키가 돼 왔다.

따라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매각한다면 그룹의 지배구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된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은 유배당 보험계약자의 돈으로 해당 지분을 매수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지배주주의 이익만을 좇는 것"이라며 "고객 이익을 우선해야 하는 금융기관으로서의 기본을 지키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생명법'이라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다.

삼성생명법의 핵심은 보험사가 보유한 주식을 취득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고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계열사 지분은 모두 매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다면 이 회장은 삼성생명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배했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잃게 된다.

2014년 김기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초 발의했으며 이후 같은 당 박용진·이용우 의원이 각각 비슷한 형태의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각에선 '야당의 삼성 괴롭히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법을 발의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삼성생명법에 대한 각종 거짓 주장과 사실 호도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생명법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위한 법이며 700만명이 넘는 주주와 계약자들에게 돈 벌어주는 법"이라고 입장을 발표했다.

그는 "삼성생명법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을 제한하지 않으므로 (삼성전자가) 개미투자자가 걱정된다면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된다"며 "삼성생명의 160만 유배당 계약자들은 수조원을 배당받고 12만명의 삼성생명 주주들은 주가상승의 수혜를 입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애플도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가 뛰었다"며 "삼성생명법은 이재용 한 명한테만 좀 곤란할 뿐, 700만명이 넘는 국민들에겐 좋은 법"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이 야당이 되니 달라졌다는 일부 여론에 대해선 "민주당은 2014년부터 이 법을 논의했으며 문재인 정부 포함 6년 반 동안 내내 이 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해왔다"며 "보수언론의 눈길은 삼성과 재벌에 향해 있지만 민주당의 시선은 보험사 투자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국민을 향해 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삼성생명법은 이재용 한 사람의 특혜를 넘어 삼성이 지배구조 개선에 돈을 쓰고, 그 돈으로 수백만 삼성 주주들과 유배당 계약자들이 이익을 향유하자는 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용 회장도 이번 기회에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지배구조를 갖춰야 한다"며 "부디 이 기회를 걷어차지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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