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 윤희근 경찰청장이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경찰이 당초 핼러윈 축제의 군중 밀집 사고 가능성에 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4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10월 29일 경력운용 계획'에 따르면 경찰은 용산 전쟁기념관 앞 집회·시위 대응을 위해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기동대 3개 부대를 투입하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대기하는 기동대 1개 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당일 대통령실 청사가 인접한 전쟁기념관 앞에 신고된 집회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발족식, 대학생기후행동 행진 등 4개였다. 이들이 신고한 집회 인원은 270명으로 모두 오후 8시 이전에 집회를 마칠 계획이었다.

전쟁기념관 앞 집회 대응을 위해 배치된 기동대는 서울경찰청 기동대 3개 부대였다. 3개 부대가 광화문집회 대응에 동원되면서 경기 지역 경찰청 소속 기동대가 용산 지역 집회에 대응했다.

문제는 오후 8시 이후 야간조로 편성된 기동대 1개 부대가 녹사평역과 삼각지역 인근에서 대기했음에도 핼러윈 현장에 파견되지 않았다.

경찰에 압사 사고 위험성을 알리는 112신고가 처음 들어온 것은 오후 6시 34분이다. 이후에도 비슷한 신고가 참사 발생 전까지 계속됐다. 신고가 들어왔지만 기동대를 출동시키지 않았다.

이날 윤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서초구에는 집회·시위가 없었지만 기동대 2개 부대가 배치됐다.

이곳에 배치된 73·62기동대는 오전 8시 부터 거점 근무를 한 뒤 오전 11시쯤 교체됐다. 교체 투입된 경기남부청 2012·2013기동대는 서초구에서 대기했다.

이처럼 유휴 인력이 있었는데도 정부는 마치 경력이 집회·시위에 총동원돼 여유가 없었던 것처럼 거짓말을 했다.

이태원파출소 경찰관 A씨는 지난 1일 경찰 내부망 '폴넷'에 "핼러윈 대비 당시 안전 우려로 인해 용산서에서 서울청에 기동대 경력 요청을 했지만 기동대 경력 지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서울경찰청 입장은 다르다. 서울청 112종합상황실 관계자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발생하기 전에는 기동대 인력 배치 요청을 한 사실이 없다"며 "(인파 관리 목적이 아닌) 교통 기동대 20명 정도는 미리 현장에 배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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