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과태료 부과해라 철거 못한다" 반발
네티즌 "현수막 밑에 분향소 설치하자" 응원
자신의 건물에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하고, 정부 책임을 묻는 대형 현수막을 내건 건물주에게 시청이 철거명령을 내리자 네티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상조(64)씨는 지난 2일 오후 자신이 소유한 경기 김포시 사우동 7층 건물에 가로 1.2m, 세로 14m 크기의 근조화한 리본 모양 현수막을 걸었다.
현수막 오른쪽에는 '이태원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합니다', 왼쪽에는 '젊은 청춘 150여명 날려 쪽팔리니 퇴진하라'는 문구를 넣었다.
게시된 사진이 SNS를 통해 퍼지면서 네티즌 사이에서는 극찬이 쏟아졌다.
"김포의 진정한 깨시민이다. 김포가 자랑스럽다. 대단한 배포다. 국민들이 이제 참지 못하겠다는 표시다. 고맙고 감사하고 통쾌하다"
이처럼 이씨의 행동을 극찬하는 댓글이 속속 달렸다.
하지만 김포시의 반응은 정반대였다. "민원이 접수됐다"며 옥외광고법 위반을 이유로 철거명령을 내렸다.
철거명령 통보를 받은 이씨는 "철거 못한다. 과태료를 부과하든 말든 알아서 하라"고 김포시 담당자에게 말했다고 한다.
소식을 접한 한 시민은 김포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진짜 나쁜것들이야. 낼 거기에서 점심 약속이 있어서 마실거라도 사다 드리고 싶었는데. 과태료에 조금씩 보태야 하는 거 아냐? 내 친구도 보태고 싶다는데 작은 돈이지만 만원씩 보낼테니 의원님이 전해주세요"라며 5만원을 송금했다고 전했다.
또한 시민 정모씨는 페북에서 "그분 건들면 김포 깨시민들이 다같이 일어나야 합니다. 과태료든 세무조사든 그 무엇으로도 그분을 건들면 안된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멋진 분 꼭 한 번 뵙고 싶네요"라며 혹여 있을지 모를 정부나 김포시의 보복을 걱정했다.
시민 전모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포시가 이렇게 빨리 민원처리를 하는 곳이었나"면서 "하루만에 해결해 주니 이 기회에 그동안 쌓아두었던 민원 모두 넣자"며 김포시의 발빠른 행정을 비꼬았다.
전씨는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현수막 철거를 막기 위해서라도 현수막이 설치된 곳에 분향소를 설치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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