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다 가는 길이라고
죽음을 위로하지 말자
누군가가 떠난 자리에
또 누군가의 삶이 채워지더라도
죽음은 참담한 것이니
그러함에도
평온한 죽음이라면
비통함으로 애써 감당하겠지만
불의의 죽음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이 살아남은 자들이
죽은 이들에게 바치는 예우다
기려야 할 죽음에는
하늘을 탓하며 애통해하자
그러나 불의의 죽음에는
우리 자신을 나무라면서
안이함과 나태에 채찍을 들자
삶과 죽음은 신의 손에 달렸지만
어떤 삶과 죽음이었는지는
우리 의지에 따라 바뀌는 것이기에
불의의 죽음에 대해서는
결코 용납하지 않아야 한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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