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압사 사고 소방 3단계 발령
오세훈 유럽출장 중단 급거 귀국길
윤석열 "안전점검 및 안전조치 실시"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이태원 중심에 있는 해밀톤호텔 인근에서는 수십명이 심정지 상태에 빠져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있다. 심정지 상태인 환자는 50명여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23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사고현장인 이태원동 도로는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관을 비롯해 경찰, 시민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도로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하나씩 맡아 사력을 다해 심폐소생술을 했다.

구조대원과 경찰이 무전기 송수신을 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을 압박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아오게 하려 안간힘을 쏟았다.

모포나 옷가지 등으로 얼굴이 덮인 사람들도 있었다. 일부 시민은 친구나 지인으로 보이는 환자의 손을 붙들고 울부짖기도 했다.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과 울음,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에 거리로 흘러나오는 빠른 음악 소리가 뒤섞여 이태원의 핼러윈 주말밤은 악몽이 현실로 살아난 듯했다.

한 시민은 "해밀톤호텔 근처에서 친구와 헤어진 후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며 "소방관과 경찰들이 현장 접근을 못 하게 해 생사도 확인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하거나 도로에서 수십명이 CPR을 받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시민들은 발걸음도 떼지 못했다.

직장인 박모씨는 "태어나서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사람들이 옷을 반쯤 벗은 채 길가 여기저기 아무렇게나 누워 있었고 여러 명이 들러붙어 CPR을 하는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밤 9시쯤 해밀톤호텔 뒷골목을 지나다가 인파에 밀려나 죽을 뻔했다"며 "사고가 발생한 직후에도 통제가 안 돼 환자들을 사람들이 지켜보기만 했다"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이태원로 인근에서 소리를 지르며 지휘봉으로 시민들을 통제하려고 하고 있지만 인파가 너무 몰려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사고는 역사 최대의 압사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1960년 1월 26일 서울역 압사사고로 31명 사망 41명이 부상했다. 또 2005년 10월 3일 MBC 가요콘서트 사로로 11명이 숨지고 100명이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은 현재까지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구조신고가 81건 접수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11시50분 대응 3단계를 발령하고 구조인력을 투입했다.

시민들에게 따르면 이태원 일대에서는 핼러윈을 앞두고 곳곳에서 파티가 벌어졌다. 한 시민은 "사고 현장에서 올라오는 인파와 내려오는 인파가 서울 부딛쳐서 힘싸움을 벌이다가 여러명이 너머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압사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대규모 부상 사고가 발생하자 유럽 출장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급거 귀국길에 올랐다.

오 시장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던 중 최태영 소방재난본부장에게 이태원에서 발생한 사고 현황에 대해 유선으로 보고를 받았다. 이후 즉시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귀국하기로 했다.

애초 귀국 예정일은 31일이었다. 오 시장은 행정1부시장과 통화해 "조속히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하고 신속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오 시장은 귀국하는 대로 사고 수습 및 현장 지휘에 나설 계획이다.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 세이프타임즈

윤석열 대통령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중심으로 모든 관계부처 및 기관에서는 피해 시민들에 대한 신속한 구급 및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경찰청, 지자체 등은 전국 일원에서 치러지고 있는 핼러윈 행사가 질서있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사장에 대한 안전점검과 안전 조치를 신속하게 실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방청은 호흡곤란 등으로 인한 신고가 81건 접수됐다고 소방당국이 밝혔다. 

소방청은 10시 15분 사고 신고를 접수하고 10시 43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이어 11시 13분 대응 2단계, 11시 50분 대응 단계로 수위를 높였다.

소방당국은 전국 119 구급차 90대를 동원했다.

심정지 환자들은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강북삼성병원, 중앙대병원, 이대목동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순천향대병원, 고려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11개 병원으로 분산 이동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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