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안주가 없는
식탁 한 모서리에서
세월이 안주라던
그대를 떠올립니다

박해 없는 시대라지만
계급은 어떤 형태로든
가로등 그림자처럼 남아 있다던
그대가 생각나는 저녁입니다

가는 세월이
오는 시간에 밀려나듯
서산 해처럼 감겨드는
초라한 선술집

술을 먹다가
안주 떨어진 술상을 보니
세월이 안주라던
그대가 떠오릅니다

안주 없는 시대를
세월처럼 살아간
그대가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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