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서버 시설이 있는 SK C&C 판교캠퍼스 화재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지하 3층 전기실 내에 있던 배터리에서 스파크가 일어나는 모습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화재 초기에는 무정전전원장치(UPS)에서 불이 붙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CCTV 확인 결과 UPS는 이번 화재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18일 경찰에 따르면 화재 수사팀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C&C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에 설치된 CCTV 영상을 확보했다.
전기실 내 배터리 중 1개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화재 직후 자동 소화 설비가 작동해 가스가 분사됐다.
현장 감식반에 따르면 전기실과 UPS실은 같은 지하 3층에 위치해 있었지만 물리적으로 분리된 공간에 설치돼 있었다.
SK C&C 관계자는 "UPS실엔 전기실보다 훨씬 많은 배터리가 있는데 만약 UPS실에서 불이 났다면 피해가 더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전날 자율공시를 통해 SK C&C를 상대로 화재 책임 공방을 예고했다.
카카오와 카카오페이, 카카오게임즈는 '투자판단 관련 주요 경영사항'이라는 제목의 공시를 통해 "서비스 정상화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 주요 종속회사 손실에 대한 손해배상 논의를 SK C&C 측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카카오가 공시 제도를 활용해 이번 먹통 사태의 책임이 SK C&C에 있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장 감식을 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수거한 배터리 등을 정밀 감정해 배터리의 자체 과열에 따른 불인지, 전선 단락 등이 유발한 화재인지를 분석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기적 요인의 화재로 추정하고 있지만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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