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의 감비아 어린이 급성 신장질환 사망

▲ 메이든 제약회사의 모든 제조활동이 중단됐다. ⓒ 메이든 제약 홈페이지
▲ 메이든 제약회사의 모든 제조활동이 중단됐다. ⓒ 메이든 제약 홈페이지

감기약을 마신 70명의 서아프리카 감비아 어린이가 급성 신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5일 사망 사건이 인도에서 만들어진 오염된 의약품 4개와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당국이 약이 제조된 델리 근처의 공장을 폐쇄하고 사실 관계 규명에 착수한 상황이다. 하지만 진상을 규명하는 데는 꼬박 1주일이 걸렸다.

주정부와 연방 마약 규제 당국의 합동 조사가 12건의 위반 사실을 폭로하면서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21일 인도 매체 더 힌두(The Hindu) 보도에 따르면 인도 중앙의약품표준관리기구(CDSCO)와 하리아나주 의약품관리자가 소네패트에 있는 메이든 제약회사의 모든 제조활동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메이든 제약 회사는 △프로메타진 경구용액 △코펙스말린 아기 기침 시럽 △메이코프 아기 기침 시럽 △매그립 엔 콜드 시럽 등을 제조하고 있다.

WHO는 "실험실 분석 결과 시럽에서 용납할 수 없는 양의 디에틸렌 글리콜과 에틸렌 글리콜이 함유됐다"고 밝혔다.

부동액, 브레이크 오일 등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은 섭취할 경우 독성이 있고 급성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디에틸렌 글리콜로 인한 오염 감기약은 1937년 한 미국 회사가 제조한 오염된 감기약을 먹은 후 100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망한 이후 알려진 문제다. 사건 이후 대부분의 국가들은 감기약 제조에 사용되는 프로필렌 글리콜과 같은 화학 용제의 규제 기준을 강화했다.

인도 또한 규제를 신설했다. 인도는 1972년 이후 오염된 약과 관련해 적어도 5건의 사망 사례도 발생했다.

1998년 델리의 위성도시 구르가온에서 33명의 어린이가 급성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 또 2020년 1월까지만 해도 북부 잠무주에서 12명의 어린이가 사망한 원인이 오염인 것으로 추정됐다. 오염에 대한 화학 용제를 테스트하지 않은 제조업체 측의 과실이다. 

인도 매체는 "메이든 제약사가 해당 약에 포함된 디에틸렌 글리콜, 프로필렌 글리콜 등 유해 성분에 대한 품질 검사를 하지 않았다"며 "일부 제품에는 제조날짜와 유통기한을 표기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도는 200개 이상의 국가에 의약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대규모 제네릭 시장에 기여하고 있다. 제약 산업은 인도 전체 산업 규모면에서 큰 부분을 차지한다. 현재 매출액은 500억달러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인도 제약 산업에 큰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한국의 경우 소아용 해열제 맥코프 시럽 등을 수입하는 맥널티 제약은 시럽의 원산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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