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1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철(1~8호선) 역사 내에 대형공기청정기 3996대를 설치했지만 공기질은 더 나빠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선교 의원(국민의힘·경기여주양평)에 따르면 서울시는 2020년부터 196억원의 예산을 들여 3996대의 대형공기청정기를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지하철(1~8호선) 역사 내에 설치했다.
시는 1호선 10개역에 196대를 시작으로 2호선 654대, 3호선 510대 등 45개 역사에 3996대의 대형공기청정기를 설치했지만, 서울교통공사가 측정한 지하철 역사 내 공기질 측정결과, 공기청정기가 가동된 2021년도의 미세먼지 수치가 2020년도에 비해 0.2㎍/㎥ 높아졌다.
호선별로는 미세먼지 수치가 지하철 3호선과 6호선이 각각 7.7㎍/㎥ 높아졌고, 5호선이 6.6㎍/㎥, 4호선 5.5㎍/㎥ 증가했다. 초미세먼지도 전체평균 0.9㎍/㎥ 증가했고, 3호선~7호선이 증가했다.
쌍문역은 2020년 12월 14대의 대형공기청정기가 설치됐지만, 미세먼지·초미세먼지의 수치가 2020년도 68.4㎍/㎥, 46.4㎍/㎥에서 2021년도는 144.2㎍/㎥, 88.6㎍/㎥로 대폭 증가해 서울에서 가장 공기질이 나쁜 지하철 역사로 기록됐다.
지하철역사 내 공기청정기 설치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일환으로 2019년에 예산을 투입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설치한 사업이다. 서울시, 부산, 인천, 대구, 광주 등 전국 지하철 역사를 대상으로 추진됐다.
김선교 의원은 "200억에 육박하는 예산을 들여 설치한 지하철 역사 내 대형공기청정기가 사실상 대형선풍기 수준"이라며 "서울시 뿐 아니라 환경부 등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국적으로 추진된 사업인 만큼, 전수조사해 책임자를 문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