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전력 원자력발전소. ⓒ 도쿄전력
▲ 도쿄전력 원자력발전소. ⓒ 도쿄전력

일본이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실험이 조작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를 방문한 인원에게 부적합한 측정 기구를 사용해 방사선량 측정 시연을 하며 오염수의 안전성 홍보를 반복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을 살펴보는 도쿄전력의 시찰 투어에서 정화 처리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시연을 했다.

오염수가 든 유리병에 선량계를 접촉해 방사선량을 측정한 뒤 선량계가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도쿄전력이 사용한 선량계는 감마선만 측정할 수 있는 기기였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해도 걸러지지 않는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은 베타선을 내뿜기 때문에 감마선 선량계에 반응하지 않는다. 세슘 역시 도쿄전력이 사용하는 선량계로는 고농도가 아닌 이상 반응이 없거나 미미하다.

전문가들은 "이런 측정이 과학적으로 무의미하다"며 "세슘이 리터당 수천 베크렐(Bq)이 들어있지 않으면 선량계는 반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2020년 7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1300여개 단체, 1만5000여명에게 이러한 내용의 안전성 시연을 이어왔다.

도쿄신문은 "도쿄전력의 시연은 아무런 검증을 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수법으로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것은 인상 조작·거짓말로 받아들여질 만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방사성 물질을 대부분 제거했다며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내년 4월부터 해양 방류할 계획으로 방출 직전 바닷물과 희석해 마지막 남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의 농도를 일본 배출 기준의 40분의 1 이하,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기준 7분의 1 이하로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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