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세준(왼쪽), 김기웅 분당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망막 황반부의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을수록 인지기능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분당서울대병원
▲ 우세준·김기웅(오른쪽) 분당서울대 교수 연구팀이 망막 황반부의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을수록 인지기능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은 우세준·김기웅 교수 연구팀이 망막 황반부의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을수록 인지기능장애를 겪을 위험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2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경기 성남시 노인 430명을 대상으로 초기 망막 두께를 측정하고 망막 두께에 따라 이후 5년 동안 정기적으로 진행한 인지기능 검사 결과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를 분석하는 연구를 했다.

한국 최초로 노인 인구에서 인지기능과 망막 구조의 관련성을 밝힌 연구이자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망막 구조와 미래 인지기능 저하 간의 관계를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로서 의미가 깊다.

망막은 신체 노화가 진행될수록 두께가 얇아지면서 시신경의 기능 또한 함께 저하되는데 최근 망막층 두께 감소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의 연관성이 밝혀지며 치매를 평가할 수 있는 인자로써 학계의 주목받고 있다.

이에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대규모 표본으로 장기간 수행된 연구는 희박했고 10개로 이뤄진 망막층 중 어떤 것이 인지기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마다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

특히 국내에서는 관련한 연구 자체가 없어 한국인 망막 구조와 인지기능 저하 간의 연관성을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망막 두께의 정밀 분석에는 '빛간섭단층촬영'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여러 망막층 중 황반부의 신경섬유층의 두께가 하위 25%에 해당하는 경우 치매 발생확률이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속얼기층(Inner Plexiform Layer) 등 다른 망막층은 미래 인지기능 저하와 뚜렷한 연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 망막 두께를 정밀 분석하는 빛간섭단층촬영. ⓒ 분당서울대병원
▲ 망막 두께를 정밀 분석하는 빛간섭단층촬영. ⓒ 분당서울대병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신경섬유층이 얇은 노인은 인지기능 평가 점수(CERAD-TS)가 초기 평균 65.4점에서 시작해 매년 3.79점 감소해 신경섬유층이 두꺼운 노인층보다 인지기능이 떨어지고 향후 인지기능의 감소 폭 역시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양상은 다른 인지기능 평가 도구인 MMSE 검사에서도 동일했다.

황반부 신경섬유층 두께가 얇은 그룹에서 향후 경도인지장애나 알츠하이머병을 가지게 될 확률은 52.7%로 대조군의 유병 비율 11.3%를 크게 웃돌며 인지기능장애의 위험도가 5배 이상 높았다.

우세준 안과 교수는 "연구를 통해 황반부 신경섬유층의 두께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지기능장애의 위험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며 "임상 현장에서 인지기능장애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기웅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등의 인지기능장애와 연관된 다양한 요인들이 규명되고 있다"며 "망막 구조가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밝혀낸다면 치료법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미국의학협회 안과학 저널(JAMA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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