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특별근로감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 현대삼호중공업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특별근로감독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금속노조

전남 영암의 현대삼호중공업 선체도장 전처리 공정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임금인상과 작업장 안전을 요구하며 지난 15일부터 집단적으로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이에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9일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 시행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라인더 작업자, 파워공이라 불리는 이들은 위험작업에 대한 안전조치와 기본급 1만5000원 인상, 연차 부활을 요구하고 있다. 파워공정에는 신안사업, 유선마린텍, 준경 등 5개 하청업체에 그라인더 작업자 450여명이 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기자회견에서 안전 5대 요구안과 임금인상을 주장했다. 안전 5대 요구안은 △론지 2단 이상 작업 시 국제자격증 소지자가 수행 △작업용 랜턴 등 무상 지급 △블록조인 작업공간 전체 족장 설치 △곤도라 작업자와 고소차 작업자의 동일수당 지급 △이동식 작업대 월1회 정기점검·불량교체 등이다.

임금인상에 대해서는 기본급 1만5000원 인상과 연차 부활을 요구했다.

론지 작업은 선체의 고소작업을 할 때 공인 자격증이 없는 일반 작업자가 밧줄에 의지해 10~20m 높이에서 그라인더 작업을 하는 것으로 이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다.

작업거부에 참여하고 있는 한 노동자는 "친구 6명이 파워공인데 4명이 론지작업 때 사고로 장애를 입어 2명만 비장애인"이라고 호소했다.

블록조인 작업공간도 용접 부위만 족장을 설치하고 있어 설치되지 않은 부위를 작업할 때 추락 위험이 크다. 이동식 작업대는 균형이 맞지 않거나 고정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위험에 노출돼 있다. 작업용 랜턴 역시 작업자가 구입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본급은 현재 12만7000원으로 1만5000원의 인상을 요구했다. 포괄임금제로 연차휴가수당이 임금에 포함돼 있어 실질적으로 연차휴가를 쓰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돌관'이라 부르는 노동자를 쓰고 있는 것도 불법이라 지적했다. 돌관 가운데 일부는 노동자임에도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사업주가 4대 사회보험료를 탈루하고 있다.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며 정부로부터 4대 보험료 등을 지원 받고 나머지 임금은 별도로 지급해 그만큼 4대 사회보험료와 정부지원금을 착복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돌관 노동자는 개인사업자 세율을 내며 고용보험이나 산재보험을 적용 받지 못하지만 사업주는 돌관에 일반 노동자들보다 일당 2만원 이상 지급하고 있다. 돌관 노동자는 단결을 저해하고 분열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파워 하청노동자들은 그간 조속한 해결을 위해 5개 업체와 공동교섭을 추진했지만 사장들은 되려 "19일 출근자에 한해서만 포괄 임금 1만원 인상을 진행하겠다"며 협박 문자를 보내왔다.

노조는 "현대삼호중공업 파워공청 하청노동자들의 안전한 작업환경 보장, 근로기준법 준수, 노조할권리 보장 등을 위해서는 원청인 현대삼호중공업과 노동부가 나서야 한다"며 "이에 노동부 목포지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청노동자들은 작업거부를 지속하며 5개 하청업체에 공동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라며 "만약 요구안을 받지 않는다면 20일 현대삼호중공업 정문 앞에서 출근선전전을 진행하고 현대삼호중공업에 요구안을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하청노동자의 투쟁에서 금속노조와 지역 연대 투쟁으로 확대할 것이며 국정감사 현안으로도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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