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은
매일이 전장터다
싸우다가 지쳐도
포기하지 않는다
전쟁과 평화는
평화와 전쟁일 뿐
죽음을 무서워하는 사람도
무서워하는 죽음을 위해
기꺼이 무기를 든다
사랑을 지키려는
﹡푸시킨의 전쟁은
그래도 낭만적이다
종교 때문에 총을 들고
자존심 때문에 포를 날리고
욕심 때문에 전투기를 띄운다
입으론 평화를 외치지만
마음속 깊은 곳은
싸움을 원한다
끊임없이 침공하고
중단없이 탄압하고
멈춤없이 공포를 만들면서
평화를 내세운다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징이라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는
수식어를 만들면서
행복을 앗아가고 있다

사람의 얼굴을 한
외계인이
지구 곳곳을 전장터로
만들고 있다

* 푸시킨은 1837년 아내와 염문설이 있던 장교와의 권총 결투전에서 져서 사망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