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사람이 있네
모든 사랑 채우고도
남을 가슴 있는
한 사람이 있다네
헤어져도 만나듯 웃고
만나도 헤어지듯 미소 짓는
그런 사람이라네
늘 한결같은 사람이라서
더 아픈 사람이라지
비 오는 날처럼
마음 한켠 촉촉이 적시는
그런 사람이라네
가까이하면 그럴수록
더 아픈 사람이라지
언제나 어깨 내어주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더 챙겨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사람 있다네
나만 바라보는 것이 좋아서
그렇게 좋다고 해서
더 아픈 사람이라지
함께 했던 시간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무엇이 잘못된 건지
이제서야 보고파서
불러보고 싶은 사람이라
더 아픈 사람이라지
그림자 되어 떠난 자리에
홀로 남아
해지는 모습 바라보네
여기 한 사람이 있네
붉게 타오른
가슴 속 언저리에 남은 상처처럼
더 아픈 사람이라지
그런 사람이라지
무엇이든 가득 담아 주려고
망설이지 않던 그 모습이
더 아픈 사람이라서
오늘도 잊혀지지 않는
그런 사람이라지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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