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망사고 현장과 차량 ⓒ 금속노조
▲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사망사고 현장과 차량. ⓒ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캡(운적석이 달린 부분)'에 끼어 숨진 사고는 2차 고정 장치가 없어 발생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전북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9일 "현장에 호이스트 크레인(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기계장치)이 설치돼 있었지만 이 크레인에 캡이 고정돼있지 않아 아래로 떨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 내로 안전관리책임자 등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혐의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전주공장 사고는 지난 3월 31일 오후 1시쯤 발생했다. 당시 40대 A씨가 캡을 비스듬히 들어 올리고 엔진 등을 점검하고 있었다. 작업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캡을 고정하는 나사가 빠지면서 캡이 아래로 내려왔고, 캡과 프레임 사이에 끼인 A씨는 머리 등이 크게 다쳐 숨졌다.

경찰은 사고 당시 500㎏이 넘는 캡이 천장에 설치된 호이스트 크레인(운반 장치의 일부)에 고정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대차 내부 매뉴얼에 따르면 중량물 작업 시 중량물을 호이스트 크레인으로 고정해야 한다.

안전관리책임자 등은 경찰 조사에서 캡은 중량물로 명시돼있지 않고 별도의 안전장치가 있어 고정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캡의 무게 등을 고려했을 때 중량물로 보는 게 맞는다고 봤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관리책임자가 캡을 호이스트 크레인에 고정하도록 지시하지 않는 등 업무를 소홀히 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고 2명을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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