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택 3324명 불과 '이자장사 모면 꼼수' 비판
신한은행 "계층별 맞춤 지원프로그램 중 하나"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4일 서울시 중구 신한 익스페이스에서 열린 '신한 커리어업 1기 잡매칭 데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신한은행
▲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4일 서울시 중구 신한 익스페이스에서 열린 '신한 커리어업 1기 잡매칭 데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 신한은행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한은행이 주택담보대출 금리 5% 초과분을 일괄 감면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혜택자가 저조, 금융당국을 의식한 생색내기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이달 시행 예정인 금리 5% 초과 주담대 이자감면으로 3324명이 혜택을 보게 될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3300억원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3일 주담대 금리 5%가 넘는 고객을 대상으로 1년간 금리를 5%로 동결해 5%를 초과하는 부분을 감면해주겠다고 밝혔다.

5% 초과분에 대한 이자는 은행이 떠안겠다는 것이다. 이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과도한 '이자 장사'를 경고한 뒤 은행이 처음 내놓은 금리 인하 결정인 만큼 화제를 모았다.

신한은행 외에도 시중은행들이 취약 차주 지원책을 내놓기는 했지만 대부분 우대금리를 확대 적용하는 것에 그쳤기 때문이다.

은행권 일각에서는 신한은행의 '생색내기'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마치 크게 선심을 쓰는 듯 홍보했지만 주담대 금리 연 5%를 초과하는 이자를 부담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실제 신한은행은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는 발표만 했을 뿐 감면 혜택의 규모 등 쏟아지는 질문 세례에도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답변은 하지 못했다.

사흘 만인 6일에야 "연 5% 금리 일괄 감면 고객은 3324명이고 이들의 대출 잔액는 3300억원"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 전체 주담대 고객은 30만명, 대출액은 60조6000억원이다.

이자 감면 혜택을 받게 되는 고객은 단 1%인 셈이다. 대상 주담대 규모도 전체 대출액의 0.5%밖에 되지 않는다.

또 신한은행은 "7월 이후 금리 인상분에 대해서는 고객이 추가적으로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1년간은 5%만 내면 될 줄 알았던 고객들에게는 황당한 소식이었다.

은행 이미지 홍보를 위한 쇼에 놀아났다는 비판 섞인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금감원장을 의식해 덜컥 내놓은 유명무실한 대책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5% 이상 차주 이자 지원은 금리 상승기 취약계층을 위한 계층별 맞춤 지원프로그램 중 하나"라며 "이 외에도 변동금리 차주의 금리상한 모기지론 전환시 수수료 지원, 저소득 전세자금 대출 금리 고정·인하, 새희망 홀씨 대출이자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상황의 취약 차주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5대 은행 가운데 예금과 대출 금리 차가 가장 큰 곳이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금리 상승기에는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