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자주 바뀌는 기업일수록 상장폐지·재무상태 부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는 501곳으로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상장사의 21%를 차지했다.
3회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는 유가증권(코스피)시장에서 6곳, 코스닥시장에서 39곳이었다.
금감원은 3회 이상 최대주주가 빈번하게 변경된 이들 회사 중에는 재무 상태가 부실한 회사 비중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3회 이상 최대주주가 변경된 이들 45사 가운데 지난해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곳은 29곳(64.4%)이었고 자본잠식 상태인 곳이 13곳(28.9%)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곳은 22곳(48.9%), 상장 폐지된 곳은 7곳(15.6%), 횡령·배임이 발생한 곳은 13곳(28.9%)에 달했다.
3년 평균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횟수는 나머지 상장사의 4배가 넘는 4.8회였다. 신주 발행이 잦다는 것은 주식 가치가 희석화될 우려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대주주 보유주식 장내 매도·담보주식 반대매매도 22곳(48.9%)에서 발생했다.
이는 최대주주가 장내에서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2대 주주가 당초 보유한 지분만을 가진 채 최대주주로 변경돼 신규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하락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최대주주 지분율 하락은 경영 불안정, 적대적 M&A 등에 쉽게 노출될 여지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최대주주가 변경된 상장사 501곳의 신규 최대주주의 지분율은 평균 27.5%로 기존 최대주주 지분율(평균 22.7%)보다 소폭(4.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최대주주 변경이 빈번한 회사를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이들 회사가 제출하는 공시서류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등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대주주 변경이 잦은 회사는 투자 위험성이 높다"며 "빈번한 자금조달 과정에서 투자자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대주주 보유주식 장내 매도·반대매매 등 사유로 최대주주가 변경된 회사는 향후 반복적으로 최대주주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아 투자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