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구진 '섹스로 전파' 가능성 제기

▲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음성이 표기된 검사도구ⓒ 로이터 통신 홈페이지
▲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양성·음성이 표기된 검사도구. ⓒ 로이터통신 홈페이지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조각이 이탈리아 환자의 정액에서 발견됐다. 원숭이 두창이 남녀간 보통의 섹스로 전파되는 성병으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한 접촉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징적인 피부병변이나 호흡할 때 나오는 비말을 통해 바이러스가 옮겨진다는 이론이다. 최근 집단발생하고 있는 원숭이두창 환자 대부분도 이같은 밀접 접촉이 이루어진 섹스 파트너에서 발생했다.

에이즈(HIV), 클라미디아, 매독과 같이 섹스로 전파되는 성병들은 정액이나 질분비물, 다른 체액을 통해 병원체가 다른 사람에게 옮겨져서 발생한다.

13일 로이터통신은 이탈리아 로마 감염병연구소 스파란차니연구소 연구진이 지난 2일 4명의 환자 정액에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의 증거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환자 7명 중 6명의 정액에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포함된 것을 확인했다. 특히 실험실에서 검사한 한 환자의 샘플은 바이러스가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고 복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 책임자 프란체스코 바이아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데이터만으로는 바이러스 전파방식과 같은 생물학적 특성이 변화한 증거로 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액내에 감염성 바이러스가 있다는 사실은 섹스가 이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한 가지 방식이라는 가설을 유력하게 만들어 준다고 지적했다.

WHO에도 이같은 최신 연구결과가 통보됐지만 즉각적인 논평은 내지 않았다. 이같은 연구 데이터는 지난달 초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30개국에서 1300건 이상의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질환이 보고된 데 따른 것이다.

대부분의 사례는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남성에게서 발생했다. 이 질병은 원숭이두창이 풍토병인 아프리카 밖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다. 집단발생 대부분이 아프리카 여행과 관계없는 사례이기에 우려를 낳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는 별도로 지난 6일 온라인으로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 학자들도 자국내 환자 2명의 정액에서 바이러스 DNA가 검출됐다. 슈레이대학 두창바이러스 연구진을 이끄는 카를로스 모테스는 "바이러스 DNA 검출이 반드시 감염력 있는 바이러스 존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관련 연구를 수행한 영국 연구진은 지카바이러스 등의 여러 다양한 바이러스의 DNA가 정액에서 발견됐지만 이같은 존재가 섹스에 의한 전파의 위험을 높이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생물학자 엔리코 부치는 "원숭이두창이 정액을 통해 전파되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섹스로 전파될 수 있다고 의심되고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확실한 증거가 부족하며 앞으로 더 많은 실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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