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6일, 보호복과 장비로 완전무장한 방역요원이 우한중앙병원 외곽을 살피고 있다. ⓒ AP 홈페이지
▲ 보호복과 장비로 완전무장한 방역요원이 우한 중앙병원 외곽을 살피고 있다. ⓒ AP 홈페이지

중국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출현한 지 2년이 넘었다. 팬데믹으로 세계에서 630만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숙주 규명에 대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WHO가 최근 실험실 사고에 대한 무게를 두고 심도있게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방침을 전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중국이 부정하는 실험실 유출에 대해 WHO가 너무 성급하게 과소평가하거나 무시했다는 비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WHO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실험실에서 우한의 인간들에게 옮겨졌을 가능성에 대해 '극도로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과학자들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박쥐나 다른 동물로부터 사람들에게 넘어간 것으로 의심한 상황이었다.

WHO 전문가 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내고 "팬데믹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설명해 줄 핵심데이터가 누락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모든 과학적 증거를 이용, 모든 합리적 가설을 포괄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동물에서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는 보통 수년이 걸린다. 코로나19 친척뻘인 사스(SARS)의 천연 저장소였던 박쥐의 종을 정확히 확인하는 데도 무려 10년 이상이 걸렸다. 과거에 실험실 사고가 질병의 집단발생을 촉발한 적도 있기에 고도로 정치적인 이론일지라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를 뒤흔든 팬데믹 초기에 WHO가 중국정부의 설명을 지나치게 수긍했다는 비난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 조사에 따르면 WHO 일부 고위 인사들은 팬데믹 초기에 WHO가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의 대응에 찬사를 쏟아냈음에도 불구, 중국 당국에 실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연구를 저지한 점도 분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시작됐다"고 직격했다. 그는 "중국이 중요 데이터를 공유하길 거부했음에도 WHO가 계속해서 중국을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을 예로 들며 초기의 집단발생을 은폐하기 위해 중국과 공모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 게브리여수스는 지난 2월 중국정부에 우한 주민들의 초기 코로나19 사례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요청했지만 묵묵부답이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실험실 유출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평가한 중국 과학자의 연구가 WHO에 제출되지 않고 있는 점도 문제로 삼고 있다. 

WHO와는 무관한 자문그룹 일원인 제이미 메츨은 G7국가들이 자체적으로 코로나19 기원 조사진을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WHO에는 비판적 평가를 수행할 전문성과 독립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메츨은 "WHO의 실험실 유출 가능성에 대한 추가조사 요구를 환영하지만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중국정부는 여전히 핵심적 기초데이터 공유를 거부하고 있으며 우한연구소의 철저한 조사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팬데믹의 기원뿐만 아니라 앞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팬데믹을 이해하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3월 WHO는 중국방문 이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이 질병이 박쥐로부터 인간에게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며, 실험실과 관련지을 만한 증거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WHO 팀에 소속됐던 일부 과학자들의 비판을 받자 WHO 사무총장 테드로스는 "실험실 유출을 배제하는 것이 섣부른 판단"이라고 인정했다. 

WHO는 새로운 보고서에서 전문가들은 2019년 우한에서 4만명 이상으로부터 채취한 혈액 샘플을 포함한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샘플에서 코로나19 항체검사가 시행됐다. 하지만 그해 12월 말 처음 확인되기 전의 발병 상황을 시사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

WHO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숙주종을 찾기 위한 야생동물 실험 등 여러 가지 연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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