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녜요
어느 한 순간에 있다가도
없는 것
그것이 평화라 해도
신념이라 해도
부유한 삶이라 해도
아무 것도 아녜요
그러니 소리내어
자신하지 말아요
어느 한 순간에
없다가도 있는 것이니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설사 보인다 하여도
손에 쥐었다 하여도
아무 것도 아녜요
그것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얼마나 단단하지 않은지
쉬이 변할 수 있는지
그러니
자신하지 말아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아녜요
우리가 얼마나
나약한지 무모한지
설사 튼튼해 보여도
그것이 얼마나
약한 것 위에 얹어져
위태로운지
믿을 수 없는 것인지
쉬이 뒤엎을 수 있는지
제발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아요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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