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창했던 열대우림이 파괴된 모습. 페루 아마존의 산림 파괴 면적은 지난 10년 동안 6번 최고치를 갱신했다. ⓒ AP 홈페이지
▲ 페루의 울창했던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있다. 아마존의 산림 파괴 면적은 지난 10년 동안 6번이나 최고치를 갱신했다. ⓒ AP 홈페이지

페루가 사상 최악의 정치적 위기에 들면서 아마존 열대우림 보호도 실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각) '페루 아마존에서 환경범죄의 뿌리'라는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페루는 브라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열대우림이 자리한 국가로 2021년까지 산림 벌채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이들 남미 국가는 2016년부터 심한 정치적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 부패 스캔들과 입법부와 행정부 사이의 분쟁은 지난 5년 동안 대통령이 4명이나 교체되는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좌파 아웃사이더 페루 대통령 페드로 카스티요도 지난해 7월 이후 두 차례의 탄핵 시도에서 살아남았다.

페루 아마존은 우크라이나보다 넓어서 6800만㏊에 달한다. 아마존강 상류와 세계에서 생물학적으로 가장 다양한 지역인 마누국립공원이 있다. 안데스산맥과 열대우림 저지대 사이에서 매우 다양한 기후와 생태계로 구성돼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비영리단체 '아마존보존협회' 프로그램 '안데스아마존 모니터링프로젝트(MAAP)'는 페루 아마존의 산림 벌채가 지난 10년 동안 6번이나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고 밝혔다.

이 분석은 2002년부터 기록을 수집해 온 메릴랜드대학의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최악의 해는 2020년이다. 당시 페루의 열대 우림 17만㏊가 소실됐다. 지난해는 수치가 감소했지만 기록상 6번째 최고치였다. 2020년까지만 발표된 페루 정부의 공식 데이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보고서는 환경범죄로 이익을 챙기는 '부패 인사'와 '정치적 위기'가 결합돼 정부가 환경범죄와 싸울 역량을 잃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페루 정부가 아마존 열대우림의 보호보다는 경제개발을 더 중시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의 아마존처럼 축산과 농업이 산림 파괴의 주범이다. 페루의 다른 지역에서 온 농업기업들과 가난한 이주민들이 토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있다. 금광개발이나 벌채, 코카농장 등도 산림을 파괴하는 불법 활동이다.

MAAP 맷 피너국장은 "농업이 이제 토착화돼 페루 아마존 남동부에 집중된 산림 벌채를 가져오는 중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메노파 집단거주지에서 행해지는 대규모 활동들뿐만 아니라 널리 퍼져서 진행되는 소규모 농업도 여기에 포함된다.

보고서는 산림파괴의 배후로 3가지 요인을 지목하고 있다. 야자유 회사와 같은 대기업, 목재, 토지 혹은 마약에서 이윤을 챙기는 기업형 범죄 네트워크, 나무를 베고 코카 작물을 심는 저임금 노동자들이다.

이같은 불법활동의 산물은 세계 각지로 흘러간다. 캐어낸 금의 대부분은 스위스, 미국, 인도, 캐나다로 수출된다.

목재 대부분은 페루의 국내 시장에 흡수되며 중국으로도 수출된다. 비영리 연구기관 '인사이트 크라임'의 조사에 따르면 페루에서 금생산의 28%는 불법이며 벌목은 대부분이 허가 없이 행해진다.

마누엘 풀가 전 환경장관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정치적 위기로 우리는 환경문제들 중 많은 부분을 거의 외면하다시피 했다"며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도 이런 문제들을 증폭시켰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도 불법 광산개발이나 불법 벌채를 부추기고 있다"며 수많은 환경활동가들의 석연찮은 죽음과 연결시켰다.

AP통신은 페루 환경부에 아마존의 현재 상황에 대한 논평을 듣기 위해 전화와 이메일로 접촉했지만 응답이 없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이며 거대한 탄소 흡수고다. 이러한 지역이 파괴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기후변화를 늦추려는 노력을 어렵게 만들 뿐만 아니라, 숲의 상당 부분이 열대 사바나 지역으로 퇴화되는 돌이킬 수 없는 과정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널리 퍼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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