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남태의 아침을 여는 詩] 이번 생이 다음 생에게
[손남태의 아침을 여는 詩] 이번 생이 다음 생에게
  • 손남태 시인
  • 승인 2022.05.3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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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옥상 난간에 발 한번 걸쳐봐라
그런 거 생각도 나질 않는다

그리움,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손톱에 큰 가시 하나 찔려봐라
그 생각 별거 없이 사라진다

사랑 때문에 아파하지 마라
그건 다음 생이 너에게
이 생에서 만나서는
안 될 사람이라고 경고하는 거다

그리움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라
그건 이번 생이 너에게
다음 생에 만나게 될 사람이라고
미리 알려주는 신호다

사랑, 그리움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
아파하지도 힘들어하지도 마라

스쳤다가 잊혀지고
잊혀졌다가 다시 스쳐가는
무심한 바람 같은 거다

이번 생이 다음 생에게
다음 생이 이번 생에게
서로 말을 거는 거다
서로 알은체하는 거다
그러니 거기에 마음 쓸 필요 없다

사랑, 그리움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가끔은 헛웃음 되어 돌아도 보겠지만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그러니
아파하지도 힘들어하지도 마라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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