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윤영호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안락사나 의사 조력 자살에 대한 찬성 비율이 76.3%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4월까지 19세 이상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환경연구 보건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찬성 이유로는 △남은 삶의 무의미 △좋은 죽음에 대한 권리 △고통의 경감 △가족 고통과 부담 △의료비와 돌봄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 △인권보호에 위배되지 않음 등이 있었다.
반대 이유로는 생명존중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자기결정권 침해, 악용과 남용의 위험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8년과 2016년에도 국민들의 태도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50% 정도의 국민들이 이에 찬성한 데 비해 이번 연구에서는 1.5배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
안락사 도입을 논의하기에 앞서 환자들이 안락사를 원하게 되는 상황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안락사를 원하는 상황은 크게 △신체적 고통 △정신적 우울감 △사회·경제적 부담 △남아있는 삶의 무의미함 등으로 나눠진다.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줄여주는 의학적 조치 혹은 의료비 지원 그리고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노력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또 '광의의 웰다잉'을 위한 체계와 전문성에 대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85.9%가 찬성했다.
광의의 웰다잉은 협의의 웰다잉을 넘어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해 호스피스와 연명의료 결정 확대와 독거노인 공동 부양, 성년 후견인, 장기 기증, 유산 기부, 인생노트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광의의 웰다잉이 '안락사 혹은 의사 조력 자살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85.3%가 동의했다.
윤영호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호스피스와 사회복지 제도가 미비할 뿐만 아니라 광의의 웰다잉마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이라며 "남은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광의의 웰다잉이 제도적으로 선행되지 못한다면 안락사에 대한 요구가 급격하게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생명 존중의 의미로 안락사가 논의되려면 환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사회·경제적, 존재적 고통의 해소라는 선행조건이 필요하다"며 "웰다잉 문화 조성과 제도화를 위한 기금과 재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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