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그런 게 있어요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잠 못드는 밤이 있듯이
남에게는 하지 못하는
혼자만의 어떤 독백
그런 게 있어요
사랑하는 마음 있어도
표현하지 않고
안으로 삭히면서도
서운해하지 않는
배려와 여유
그런 게 있어요
세상 많은 것들이
시들해지고 의기소침해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가도
무심히 흘러가 버린
시간을 알아차리죠
그런 게 있어요
꽃을 보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고
밥을 먹다 떠올려지는
풍경이 있고
비슷해 보이는
사람이 참 많다는 것을
살다 보면
그런 게 있어요
문득 문득
아는 사람이 진짜
그 사람인지
그 마음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게 있어요
사람이 많다고 해서
꼭 외롭지 않은 것도
내편이 많은 것도
아니고
매일 같은 날인 것처럼
느껴져도
그렇지만은 않은 것을
알아차리는
그런 게 있어요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저작권자 ©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언론 세이프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