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양천구 양천구청역 작은 매장에 무인 계산대가 설치돼 있다. ⓒ 신승민 기자
▲ 서울 양천구 양천구청역 작은 매장에 무인 계산대가 설치돼 있다. ⓒ 신승민 기자

최근 알바생 없는 '무인 점포'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점주 입장에서 무인 점포는 인건비를 줄일 수 있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손님과 대면하지 않아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무인 점포를 방문하는 소비자들은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직장인 신씨(56)의 집 앞 지하철 역사에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이 생겼다. 가게는 아이스크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과자 등 간식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신씨는 직접 바코드를 찍고 계산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결국 이용하지 못했다. 

신씨는 17일 세이프타임즈와의 통화해서 "집에서 편의점이 멀어 지하철역에서 아이들과 먹을 간식거리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해 처음에는 좋았다"며 "하지만 바코드를 찍어 계산을 하는 것도 어렵고 기계 오류도 자주 나 알바생 있는 편의점이 더 낫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처럼 키오스크나 무인 판매대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이 많다. 하지만 취식할 장소가 없는 무인 아이스크림 점포는 시민 불만이 적은 편에 속한다.

▲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무인 편의점에 쓰레기가 넘쳐나 쌓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무인 편의점에 쓰레기가 넘쳐나 쌓이고 있다. ⓒ 신승민 기자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한 무인 편의점은 말그대로 '쓰레기 폭탄'을 맞았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편의점은 계산대 앞에 줄 선 손님들과 테이블에서 취식하는 손님들로 복잡했다. 이 와중에 쓰레기통은 비우는 사람이 없어 오후만 되면 넘쳐 계속해서 쌓일 수밖에 없다.  

취식을 위해 마련된 테이블과 의자도 마찬가지였다. 테이블과 바닥에는 앞서 온 손님이 남기고 간 흔적이 그대로 남아 불쾌감을 유발했다. 

공연 관람을 위해 대학로를 자주 방문한다는 박모씨(22)는 "공연을 보러 가기 전 밥 먹을 곳이 없으면 편의점에 가게 되는데 너무 더럽다"며 "손님도 많은데 왜 알바생을 안 쓰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편의점 계산대를 옮겨놓아서 기계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계산에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편의점 안도 좁은데 줄까지 서있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패스트푸드점, 영화관 등에서 키오스크가 등장한 후 키오스크나 계산대만 설치된 무인 점포가 빠르게 수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2021년 민간분야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8587대에서 2만6574대로 3배가량 급격히 늘어났다.

특히 요식업·생활편의 분야에서는 4.1배로 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김상희 의원은 "일상 속에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키오스크가 광범위하게 보급된 가운데 점원이 상주하지 않고 키오스크를 통해서만 결제 가능한 무인 매장이 확산되고 있다"며 "무인 매장이 보편화된다면 고령층과 장애인을 포함한 정보취약계층 분들의 일상생활에 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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