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말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갑니다
님은 눈으로 와서
가슴으로 안깁니다

님의 눈빛으로 확인하는
우리의 인연
그 튼튼한 믿음도
망설임과 긴 이별의 끝에
선물처럼 기쁘게 찾아옵니다
님은 수줍은 속삭임으로
거짓과 진실을 분간하는
지혜로운 가슴으로 사랑할 때
헤어짐은 만남을 위한
마지막 고별식이라 전합니다

눈으로 와서
가슴으로 안기는
님의 향기는
오늘도 말없이 왔다가
흔적 없이 갑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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