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하고 있다.  ⓒ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를 하고 있다. ⓒ 청와대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25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북한은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은 최대정점고도 6248.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90㎞를 4052s(초)간 비행해 조선동해 공해상의 예정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신형 ICBM 시험발사를 단행하라는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시험발사 현장을 직접 찾아 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전 과정을 직접 지도했다.

북한이 발사한 ICBM은 4년 전보다 비행고도와 비행거리가 모두 향상됐다. 여기에 핵탄두가 여러 개로 쪼개지는 다(多)탄두 공격 기술까지 확보했다면, 뉴욕과 워싱턴 등 미 동부 주요 도시를 미사일 한 발로 동시 타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게 된 것이다. 북한은 이로써 지난 2018년 국제사회를 향해 스스로 선언했던 모라토리엄(핵실험·ICBM 발사 유예)을 파기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략 무기 출현은 전세계에 우리 전략 무력의 위력을 다시 한번 똑똑히 인식시키게 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 전략 무력의 현대성과 그로부터 국가의 안전에 대한 담보와 신뢰의 기초를 더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주재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 약속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유예를 스스로 파기한 것"이라며 "한반도와 국제사회에 심각한 위협을 야기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규탄'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건 2017년 11월 ICBM 도발 이후 4년여 만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화성-15형'을 발사한 이후 4년 넘게 ICBM을 발사하지 않은 것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웠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20일 정치국 회의에서 모라토리엄 철회를 시사하면서 사실상 ICBM 발사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이번 도발은 한미 양국이 지난 11일 북한의 신형 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분석을 전격 공개하고, 추가 대북 제재까지 내놓으며 경고한 가운데 이뤄졌다. 북한이 당분간은 외부 여건에 아랑곳하지 않고 대미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대화보다는 강 대 강 대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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