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의 경우 상대적으로 대사질환의 위험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생리주기가 불규칙하거나 긴 젊은 여성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의 위험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조인영 교수와 데이터관리센터 류승호·장유수 교수 연구팀은 생리주기의 변화가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한 결과, 생리주기가 길거나 불규칙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고 8일 밝혔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간에 비정상적으로 과도한 지방이 침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만성 간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하지만 아직 치료에 승인된 약물이 없어 1차 치료로 체중 감량과 같은 생활습관의 개선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연구팀은 2011~2017년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 수진자 중 20~40세 여성 7만2000여명을 분석했다. 생리주기는 설문지를 통해 조사했고 비알콜성 지방간은 초음파 결과로 판단했다.

그 결과 생리 주기가 불규칙하거나 40일 이상으로 긴 경우, 정상 생리주기에 비해 비알콜성 지방간 유병률이 3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 중 비알콜성 지방간이 없는 5만여명을 대상으로 4년간 추적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9%의 여성에서 비알콜성 지방간이 발생했다.

생리주기가 40일 이상으로 길거나 생리주기가 불규칙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 발병률이 2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만 여부와 다낭성 난소증후군과도 무관하게 생리주기가 비알콜성 지방간에 독립적인 영향이 있음을 시사했다.

강재헌 교수는 "불규칙한 생리 주기가 제2형 당뇨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것은 여러 선행 연구를 통해 보고됐지만, 비알콜성 지방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이번 연구에서 처음 규명했다"고 말했다.

장유수 교수는 "생리주기와 비알콜성 지방간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호르몬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지만, 자세한 원인은 추가적인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며 "비교적 건강한 젊은 여성에서도 월경주기가 길거나 불규칙한 경우 비알콜성 지방간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좋은 식습관과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는 미국 내분비학회의 공식 학술지인 임상 내분비와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and Metabolis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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