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토론회에 수백명 몰리지만 기술인 허술한 행사 '분통'

7일 열린 내진설계 세미나에 참석한 기술인들은 자리가 없어 통로에 의자를 놓거나 서서 강의를 들어야 했다.

올해 초 시행된 소방시설 내진설계 적용 법규 안착을 위한 세미나에 수백여명이 몰려 높은 관심도를 반영했다.

지난 7일 서울 관악구 서울교통문화교육원에서 열린 '소방시설 내진설계 및 시공 기술세미나'에는 400여명이 넘는 기술인들이 몰렸다. 한국소방시설협회와 한국소방기술사회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소방시설 내진설계와 시공에 대한 기술정보 교류를 위해 마련됐다.

오후 2시부터 계획된 행사에 1시부터 사람들이 북적였다.  세미나 시작 시간에 수백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결국 자리가 없어 되돌아가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세미나장을 찾은 일부 참석자들은 앉을 자리조차 없어 강의도 듣지 못하고 돌아가고 있다.

발길을 돌린 한 기술인은 "내진설계에 대한 논란이 심각한 상황에서 법정 단체가 실시하는 교육에 이 만큼의 사람이 올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내진설계 제도의 안정화를 위한 세미나라더니 듣지도 못하는데 과연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교재로 400부를 준비했지만 시작 전부터 동이 났다. 한 참석자는 "자리가 없어 발표도 못 듣는데 자료라도 받아가려고 했더니 없다고 한다"며 "지방에서 왔는데 소득도 없이 돌아가게 생겼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소방시설 내진설계 제도는 2011년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2012년 법 근거가 마련됐다. 하지만 세부 기준의 부재로 시행 자체가 장기간 미뤄져 오다 지난해 11월 국민안전처가 소방시설 내진설계의 적용범위와 설치에 대한 세부기준을 담은 관련 고시를 제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 25일 이후부터 신축되는 특정 건축물 소방시설에는 반드시 내진설계를 반영해야 한다. 그러나 내진설계라는 새로운 기술이 소방분야로 유입되면서 설계와 시공, 감리 등 기술인은 물론 소방관서들조차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세미나는 소방시설 내진설계 전문가의 특강이 준비돼 있었다. 그만큼 기술인들의 기대도 컸다. 

하지만 사람이 몰리면서 비좁은 강의실 속에 빼곡하게 들어앉아 땀을 흘리며 강의를 들어야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기술자들이 자리가 없어 문 밖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지난 4월 한국소방기술사회 주관으로 대구 소방안전박람회 기간 중 열렸던 소방시설 내진설계 기술 세미나 때에도 수백명의 인파가 몰려 참석자들이 바닥에 앉아 세미나를 듣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역시 지난 5월 열린 한국소방기술인협회 주관의 내진설계 세미나에서도 350여 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되돌아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내진설계 제도 시행 이후 국민안전처와 한국소방안전협회, 한국소방시설협회, 한국소방기술사회 등 민관이 교육을 위해 발 벗고 나섰지만 안정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규 제도 도입에 따른 기술 안정화 목적의 교육이 매번 자리조차 부족해 교육 환경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세미나에서는 한방유비스 김상일 소방기술사의 내진설계 기준과 사례 발표를 시작으로 박경환 소방기술사의 내진설계 운영실무, 명인시너지 장정수 이사의 내진설계 시공실무 등 설명들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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