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음악이 흐르는 어느 카페에서
소나기를 만나고 있습니다
빗물이 창문을 두드리며
나의 가슴에 와 닿으려 합니다
투명한 우주를 만들어내는 저 소나기는
나의 오랜 감정을 들춰내는 심술쟁이 어린아이 같습니다
빗소리가 들려주는 아주 특별한 정서,
몽롱한 감정의 텃밭을 거닐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들쭉거리는 여름날의 포플러 햇살 속을 거닐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모든
도톰한 가슴을 채우고 있는 촉촉한 물기는
모두가 신의 은총에서 비롯된 것임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손남태 시인 = 경기도 안성 출신으로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한 뒤 농민신문사 기자로 일했다. 현재는 농협중앙회 안성시지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문인협회와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클럽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집으로는 '그 다음은 기다림입니다' 등 6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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