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네티즌들 현대차 불매운동 조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 올라

▲ 사진설명 ⓒ 세이프타임즈
▲ 현대니샤트 관계자가 올린 SNS글로 인해 인도·파키스탄 영토 분쟁에 휘말리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 현대차 인도법인 공식 트위터

인도 자동차 브랜드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판매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의도치 않은 SNS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5일 현대차 파키스탄 협력사 현대니샤트 공식 SNS 계정에 오른 글이 발단이 됐다. '카슈미르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고 지지하자. 그들은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내용이다.

카슈미르는 '남아시아의 화약고'라고 불리는 1947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독립 후 인도와 파키스탄이 서로 자신의 영토라고 주장하며 군사 충돌과 소요가 가라앉지 않는 지역이다.

양국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쟁지역으로 제1·2차 인도·파키스탄 전쟁의 중심이다.

양국은 카슈미르에서 몇 차례 전쟁까지 치른 후 해당 지역을 분할 실효 지배한 상황이다. 현재도 카슈미르 전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며 각을 세우고 있다.

이같은 시점에서 현대니샤트가 파키스탄 국경일인 '카슈미르 연대의 날'을 기념해 카슈미르 관련 게시물을 올려 화약고를 건드린 것이다.

인도 네티즌들은 "현대차는 지역을 통합하기를 원하는 무장 반군을 지원하는 파키스탄을 지지하고 있다"며 "우리를 모욕하고 있다"고 격분했다.

인도 SNS를 비롯해 포털 사이트에는 "현대차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들을 옹호하는 것을 멈춰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렸다. '현대차를 예약했다가 취소했다' 등 글도 올라왔다.

설상가상으로 보수 성향의 일부 인도 언론과 정치인도 현대차가 "사과하지 않는다"며 공격에 가세하기도 했다.

▲ 인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현대차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옹호를 멈춰달라는 글을 올렸다. ⓒ 청와대
▲ 인도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현대차가 파키스탄 테러리스트 옹호를 멈춰달라는 글을 올렸다. ⓒ 청와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인도 외교부가 현대차의 파키스탄 협력업체가 카슈미르 분쟁에 관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항의하기 위해 한국대사를 소환했다. 

인도 바그치 외교부 장관이 공개한 성명에 따르면 인도와 한국의 외교장관도 전화통화를 했고, 정의용 외교통상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게시물이 인도 국민과 정부에 가한 행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게시물은 현대니샤트의 현지 직원이 올린 것으로 밝혀졌다. 현대차는 2017년 파키스탄의 니샤트 그룹에 반조립 부품을 제공하고 니샤트가 최종 조립해 판매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그때 만든 회사가 현대니샤트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이 회사 지분이 없고 운영에도 관여하지 않는다"며 "회사는 니샤트 그룹 소속"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어떤 지역에서도 정치적이나 종교적 이슈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게 사업 방침"이라며 "파키스탄의 독립 대리점이 자신들의 계정을 통해 카슈미르와 연관된 비공인 글을 올린 것은 이 방침에 분명히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현대차는 논란이 불거진 후 해당 대리점에 관련 행동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강하게 인식킨 후 현대차 브랜드가 오용된 글도 내리게 했다.

반면 혼다, 스즈키GM 등 파키스탄에서 영업 중인 다른 여러 글로벌 자동차 업체도 카슈미르 연대와 관련한 글을 게재했지만 현대차 홀로 도마 위에 올라 공격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도 현지 매체 ACN은 "중국과 영국, 일본의 차 딜러도 파키스탄에서 카슈미르의 날을 축하했는데 왜 현대차만 지목되고 있는가"라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인도의 경우 영토나 외교 분쟁이 현지 진출 외국 기업들에 거센 후폭풍을 불러오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다.

2020년 중국과의 국경 충돌 이후 중국 제품 불매 운동이 일자 뭄바이시는 모노레일 사업에 유일하게 입찰한 중국 기업과의 계약을 취소했고 하리아나주 정부는 중국 기업이 참가한 발전소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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