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상권 작가·칼럼니스트
▲ 한상권 논설위원

대한민국의 국가 원수인 대통령을 뽑는 선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TV를 켜면 연일 후보들 간의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는 모습에 필자는 슬며시 리모컨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도 한다.

지겹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로 급조된 공약들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대 후보 흠집 내기를 보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군부독재의 영향으로 1990년대만 해도 선거의 향방이 대부분 정해져 있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선거전에 따라 승패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이어지기도 했다.

그렇게 안정권과 멀면 멀수록 자신의 강점을 강화하고 상대의 약점을 깊숙이 파고 들어가 마구 후벼 팔 수밖에 없는 게 선거의 대부분으로 비치기도 한다.

민주국가에서 선거란 국민이 가진 최고의 권리라고 말할 수 있다. 선거권과 공정선거가 작동하는지에 따라 민주주의의 기반은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면에 출마자와 지지자들에게는 사실 이기고 지고의 문제이지 순위를 나누는 게임은 아니다. 1등은 존재하지만 나머지는 사실상 그 의미가 없다.

지방에서 잘나가던 지주 가문의 큰아버지가 국회의원 선거에서 연거푸 2등을 하면서 집안이 뿌리째 흔들렸다는 이야기는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던 것처럼 말이다.

당사자에게 그런 선거라는 이름의 게임은 마치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와 결부 지을 수 있다.

그런 정쟁에 지쳐서일까. 대중들은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을 비호감 순위 상위에 올려놓았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법도 바꿔치기하고 국가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인상을 남겼기 때문에 할 말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정치에 관한 선입견에서 나온 오류적 판단일 수 있다. 다만 이게 필자뿐만이 아니라 많은 유권자의 여론임은 분명하다.

그래도 선거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이고, 또 우리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꿔놓을 수 있을지에 대한 미래 계획이기 때문이다.

TV 리모컨을 돌리기 전에 그래도 가능하면 선거 이야기에 집중해 보려 한다. 되도록이면 객관적으로 모두를 바라보려 하고, 밝은 면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내가 존재하는 우리 사회가 그 기능을 상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벌통에 여왕이 없으면 그 벌통의 기능은 상실하게 된다. 꿀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기 때문이다. 아무것도 하는 게 없어 보이는 여왕벌일지라도 결코 외면받지 않는 이유다.

다만, 여왕벌이 될지, 아니면 국민을 왕으로 대접할 그런 벌이 탄생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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