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붕괴 사고가 일어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사고 당시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을 사전 승인 없이 변경된 공법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소방청
▲ 붕괴 사고가 일어난 광주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 사고 당시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을 사전 승인 없이 변경된 공법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 소방청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시공사 HDC현대산업개발이 사고 당시 39층 바닥 콘크리트 타설을 사전 승인없이 변경된 공법으로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39층 바닥 두께가 당초 계획보다 두껍게 변경됐지만, 관할 지자체의 승인을 받지 않았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20일 광주 서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당초 39층 바닥 타설을 일반적 거푸집 공법으로 진행하기로 안전관리 계획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타설 공사는 계획과 달리 '무지보(덱 플레이트·deck plate)' 공법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 거푸집 공법은 거푸집 아래 많은 지지대(동바리)를 받치는 데 비해, 무지보 공법은 지지대를 설치하지 않는 점이 다르다.

무지보 공법은 강재(알루미늄·철판 등)를 요철이 있는 형태로 가공해 자체적으로 하중을 견딜 수 있게 만든 '덱 플레이트'를 거푸집으로 사용한다.

39층 아래층인 PIT층(각종 관이 지나가는 층)은 높이가 1.5m 정도로 다른 층에 비해 낮아, 동바리를 설치해야 하는 일반 공법에 비해 작업이 수월하고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는 덱 플레이트 공법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구청 관계자는 "공법이 달라졌다면 안전관리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2019년 말 사업계획이 승인된 이후 변경 신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층 타설 공법이 변경된 사실을 확인, 경위와 위법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덱 플레이트 공법은 철저한 시공 관리가 안 될 경우 덱 플레이트 간 연결 부위가 취약해질 우려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공법이 바뀌었음에도 승인 절차와 안전성 검토가 없었던 것이 사고 원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구청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이 당초 승인받은 계획서에는 39층 바닥을 15㎝ 두께로 타설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사고 후 공개된 설계도에는 주민 공동시설 등이 들어서는 39층의 바닥 두께가 35㎝로 돼 있다.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는 "사고가 난 201동뿐 아니라 8개 동 전체에 콘크리트 양생용 열풍기 대신 고체연료가 투입됐다"고 밝혔다. 열풍기는 뜨거운 바람으로 콘크리트를 굳히는 데 쓰인다. 고체연료는 열풍기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지만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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